웨딩 칼럼

[선우스토리] 세계 최초의 스피드 데이팅이 탄생하다.

작성자
SUNOO
작성일
2017-06-08 03:04
조회
227

세계 최초의 스피드 데이팅이 탄생하다.
- 선우 CEO 이웅진 -


 





















 














미완의 상태였던 단체미팅














<농촌총각 도시처녀의 만남>, <영호남 젊은이들의 만남> 등 연이은 단체미팅으로 이름이 알려진 후에도 <선상미팅>, <노총각, 노처녀 미팅> 등 다양한 주제의 단체미팅을 계속 진행했다. 선우 이벤트의 이름은 알려지고 있었지만, 이벤트는 늘 미완의 상태였다.

분위기가 굉장히 어색했다.
처음 만난 남녀들의 어색함을 덜어줘야 하는데, 유연하고 세련된 진행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또 한가지, 성비가 안맞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남녀 만남은 1:1로 만날 수 있도록 인원수가 같아야 하는데, 참가를 안하거나 망설이다가 입구에서 돌아가는 등 어떤 때는 남자가 많고, 어떤 때는 여자가 많았다. 개별로, 혹은 단체로 하는 코너는 그나마 진행이 되는데, 남녀가 함께 하는 게임 같은 건 할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자주 생기자, 참가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남녀가 모이는 것을 어색해하는 당시 분위기에서 다들 쉬쉬한 덕분에(?) 그마나 욕을 덜 먹을 수 있었다. 늘 고생하면서 진행하는 단체 미팅이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품으로 치면 아직은 불량품이었다.














화장실에 숨어서 숨죽여 눈물 흘렸던
<닭띠해 미팅>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붉어지는 일도 있었다. <닭띠해 미팅>을 진행했을 때다.
미팅은 닭띠 남성과 궁합상 어울리는 띠의 여성, 그리고 닭띠 여성과 궁합상 어울리는 띠의 남성의 만남으로 진행되었다. 재미있는 기획이었고, 한 아침방송 프로그램에서 촬영까지 나왔다. 사무실이 있던 신설동 인근의 생맥주집을 빌려서 미팅을 진행했는데, 남녀 몇십명을 모아놓고 사회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버벅거리고, 우리도 우왕좌왕 하기만 하고,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생각다 못해 보여준 것이 닭싸움이었다.
너무 속상하고 부끄러운 나머지 화장실로 뛰어온 나는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 잠시 후 밖에서 “이런 수준 미달 행사를 어떻게 방송에 내보내겠냐?”고 작가에게 화를 내는 피디의 목소리가 들렸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월이 흘러 난 KBS 간판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 출연했는데, 그 때 화를 내던 피디가 여기 피디가 되어 나를 초대한 것이다.


불광불급의 순간에 떠오른 기막힌 아이디어

남녀가 단체로 모였을 때 재미있게 진행하는 방법은 없을까?

성비가 안맞는 건 어떻게 해결할까?

이 두가지 문제를 붙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불현 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1:1 고정이 아니라 남성들이 몇 분 단위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팅을 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불광불급, 미치면 미친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밤11시 반에 상계동에 사는 사회자 집을 무조건 찾아갔다. 갑작스런 연락을 받은 사회자는 잠을 자다가 일어났는지 잔뜩 졸린 눈을 하고 나왔다.



























세계 최초의 스피드데이팅이 탄생한
감격의 순간


4000명미팅.jpg


 


[2001년 코엑스에서 열린 4000명 미팅사진 AP 보도] 10명이 모이면 어떻게 미팅이 이뤄져야 하는지 몰랐던 無의 상황에서2001년 4000명을 한자리에서 미팅시킬 수 있는 유를 창조하다.


 


방법은 이렇다.
보통 한 테이블에 남녀가 5:5로 앉고, 3-5분 단위로 남성들이 자리를 옮기면 여성 5명과 차례로 1:1로 파트너가 된다. 이렇게 하니까 분위기도 활발해졌다. 성비가 안맞는 문제 역시도 파트너가 없는 사람은 3-5분만 기다리면 다음 로테이션 때 파트너가 생기니까 큰 불만이 없었다. 세계 최초의 스피드 미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로 단체미팅 방식을 완성

이렇듯 미팅은 꼭 남녀 두 사람이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단체미팅을 시도했고, 남녀 1:1 미팅에서 벗어나 로테이션으로 계속 파트너가 바뀌는 방식을 시도하는 등 단체미팅의 기법이 정교하게 완성되어 갔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고정관념이란 한번 깨지면 당연하게 되지만, 그전까지는 미지의 세계인 것이다. 나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 미지의 세계를 헤쳐나왔다.


불량품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까지 처음에는 불량품이었던 초창기 단체미팅은 남성 로테이션 방식을 도입한 스피드 데이팅으로 진화하면서 본격적인 단체미팅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1990년대 말, 혹은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한다. 외신에 선우의 스피드 데이팅이 소개된 적이 있다.


당시 코엑스에서 스피드 데이팅 방식으로 4천명 미팅이 열렸고, 이것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다.


스피드 데이팅은 전세계에 수출된 한국식 미팅방식의 또 하나의 결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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