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칼럼

‘외모’보다 ‘능력’ 택한 그, 28년 후...

작성자
SUNOO
작성일
2019-12-18 12:49
조회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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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사업을 하다 보니 결혼식장 갈 일도 많다. 중매한 회원의 결혼식에 가기도 하고, 회원 결혼식에서 주례를 서기도 한다.


초창기에 중매한 회원들이 결혼한 지 27~28년이 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그들의 자녀 결혼식에 가는 일도 종종 생긴다. 며칠 전에도 회원 자녀의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그 경우는 특히나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1991년 11월에 창업을 한 후, 처음 만남을 주선한 이후로 다섯 번째 주선한 만남까지 줄줄이 결혼이 성사됐다.



이 회원도 그 때 결혼한 사람중 한명이다. 당시는 남성들이 여성의 외모를 첫 번째로 꼽던 때였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남성은 안정적인 직업을 첫 번째로 얘기했다. 남성은 건강하고, 외모도 좋고, 직장도 괜찮았다.



“외모도 좋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을 만나고 싶으신 건가요?”

“물론 그럼 더 좋겠지만, 직장이 좋은 쪽을 원합니다.”



마침 그 얼마 전에 가입한 여성이 있었다. 명문여대를 나와서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많이 통통한 편이어서 남성들에게 몇 번 거절당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뜻 그 남성에게 말은 못하고, 은근슬쩍 마음을 떠보았다.



“여성이 직장은 참 좋은데, 외모가 마음에 안드실 수도 있습니다.”

“전 그래도 괜찮습니다.”

“많이 통통한데도요?”

“살이야 빼면 되지요.”



그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두 사람을 소개했다. 몇 달 후 결혼 소식을 들었고, 결혼식에도 갔었다.



얼마 전 부부는 큰딸이 결혼을 한다고 청첩장을 보냈다. 28년 만에 부부를 만났다. 놀랐던 것은 그 사이에 달라진 여성의 모습이다. 통통했던 그 여성은 살이 확 빠지고, 외모에서 귀티가 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성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해서 임원이 됐고, 그래서인지 결혼식장에 온 하객들도 여성 쪽 하객이 훨씬 많았다. 그렇다고 남성이 초라해 보이는 게 아니라 번듯한 아내, 예쁜 딸, 이젠 듬직한 사위까지 생긴 터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본인도 표정이 아주 좋았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딱 맞았다. 28년 전에는 외모로 인해 퇴짜를 맞던 여성이 이제 사회적 성공에 걸맞은 품격과 분위기를 갖춘,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훈훈한 마음으로 식장을 나왔다.



인생에서는 총량 보존의 법칙이 통한다. 결혼에서 외모도 중요하지만, 다른 부분도 합쳐져서 전체가 된다. 여성의 외모 말고 전체를 볼 수 있다면 이런 만남과 결혼의 기회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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