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무덤
시
시
작성자
rainrain
작성일
2020-07-19 14:53
조회
291
우면산의 나무 한 그루에
돌담을 둥그렇게 쌓는다 제 몸집만
으로는 쉽게 틈이 생길까 두려워
아무나 함부로 넘보지 않게 하려고
산에 오를 때마다
그 나무 옆구리에 돌무덤을 쌓는다
저 집은,
아픈 마음들이
미리 들어가 쉬기도 하는 곳
공중 속의 내 정원으로 가는 길이
훤히 보이는 곳, 이라는
이미지의 문패를 달았다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처럼
사는 일이 참혹할 때
저 집이,
한시적인 죽음으로 시간을 끌어주면
죽음의 나체 같던 겨울 나뭇가지에
피가 돌듯
시커멓게 그을린 마흔 넘은 그림자에도
생피가 흐르기를 바라면서
——— 박 라연 시인 님의 ‘돌무덤’———
거미 줄에 삶을 달았다
움직이지 않아야
꽁꽁 묶이지 않는
무서움을 숨기고 있다
잠시,
아픈 울음이
산 채로 먹히고 있다
날개 흔들린
잠자리, 무지개 빛깔 달아두고
울음처럼
소리없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