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시

케이시애틀 연재 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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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작성자
rainrain
작성일
2020-10-04 15:36
조회
318

          흑석동(黑石洞) 


 


 


마누라 없인 살아도 


장화와 우산없인 못살아 


여름이면 물바다 


신발에 묻어오는 진흙이 


작년 강에 몸 던진 경자 마음속으로 쌓여가던 날도 있었고 


제 작년 물 빠진 장터에 깨진 항아리가 


묻혀있던 색깔을 닮은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니고 


 


반달섬에서 산다는 어느 부부 


그냥 옛날 얘기처럼 남의 일 같기도 하고 


호기심도 가지는 그 부부의 전 재산이 


심통으로 부어버린 강물로 떠내려오는 날 


수박도 떴다 


돼지도 발버둥 거릴거란 짐작 뿐이지만 


강에 숨었다 보였다 


절망도 따라서 숨었다 보였다 


 


“애, 애들 나와라 


여자는 필요없고 남자 나와라 


애, 애들 나와라” 


해 진지 오래 


밥 한끼 달걀 하나 간장에 비벼먹은 


세상 부럽지 않은 황태자의 저녁뒤로 


집 집마다 골목마다 


내일(來日)를 켜듯 백열등이 창문으로 켜지고 


뿌리 없는 삶같은 판자 담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아우성으로 담을 넘은 소리는 


밤도 잊고 나와 놀자는 또래의 


헤어지고 기운 옛날 얘기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가끔은


잊고 있는 것이 아니고


비켜 눈 길을 주지 않던 이야기가 찾아온다


 


지금은


비가 와도 떠 내려 오는 


부유물이


이야기를 만들기엔 어지럽기만 하다


 


내 발이 닿지 않는 홍수


아직


숨었다 보였다


 


비는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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