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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이재용 넘어 박근혜 겨눈다

뇌물공여 등 혐의로 17일 이재용 구속 수감 최순실-대통령 뇌물수수도 사실상 인정한 셈 탄핵심판에서 대통령에 부정적 영향 관측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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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보았던 그의 사진 중에서 아마 가장 암울해 보이는 얼굴이었을 듯 합니다. 이재용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두 번째 영장 청구에서, 법원은 더 이상 그의 편을 들 수는 없었을 듯 합니다. 그동안 쌓인 온갖 증거들은 가장 화려한 법조인 군단을 자랑하고 있는 삼성으로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상식이라는 면에서 볼 때, 이재용의 구속은 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심판이 가까워졌음을 뜻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이 법적인 형식 갖추기일 뿐이라는 것이고, 이미 대다수 국민의 마음 속에서 박근혜는 탄핵 당한 지 오래였습니다. 그러나 어떻게든 사법적 조치는 피해보겠다는 박근혜의 고집은 지금까지 드러난 수많은 명백한 증거들조차도 인정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이렇게 외통수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런 결정이 나기까지엔 촛불의 힘이 컸습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국민 개개인의 작은 정치력이 한 광장에서 거대한 빛의 강이 되었을 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휘둘러 오던 집단들도 결국은 법정에 서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국가라는 사실을 촛불, 즉 다수 국민의 상식의 힘은 스스로 증명을 해 냈습니다. 


이로서 특검은 특검 연장을 위한 동력을 얻어낼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 아래서 황교안이 특검연장을 거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집요한 공작은 계속될 겁니다. 이승만 정부 이후, 일제에 빌붙어 부역했던 세력들이 자기들의 힘을 고스란히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공작의 힘, 자본과 권력의 결탁으로부터 나온 힘이었고, 이를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분단의 현실이었습니다. 


분단의 현실 자체는 우리 스스로가 오롯이 우리 힘으로 극복하긴 어렵습니다. 여기엔 지금 온갖 국제적 힘의 충돌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내부의 문제와 모순만큼은 우리가 스스로 극복해 내야 합니다. 이 시대적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의 촛불인 셈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몇 번 더 광장에 촛불이 모이면, 그때는 탄핵이 확정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대한민국이 아닌, 전혀 새로운 모습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권교체가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해나가는 것은 정치권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 광장에 모이는 촛불들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에 참여하는 것으로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