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관리 칼럼

크롤스페이스 관리

Author
피터 정
Date
2023-10-19 23:33
Views
530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것, 즉 기초를 가장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집을 지을 때 모래 위에 짓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요, 반석 위에 짓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다. 기초는 그 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지탱하고 떠 받쳐주어야 하기 때문에 튼튼해야 한다. 기초가 약하면 어느날 모든 것이 무너진다.

목조 주택의 기초라 할 수 있는 crawl space (foundation)는 보통 철근을 넣은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사람이 기어서 간신히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높이인데다 insulation이 위 쪽에 붙어 있고 각종 plumbing pipe가 지나가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다. 집 전체의 중량이 적어도 수만 파운드는 되기 때문에 그것을 지탱해 주는 기초인 crawl space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혜로운 집 주인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기초를 잘 관리하여 반석 위에 지은 집처럼 홍수가 나고 태풍이 불어도 평안할 것이요, 어리석은 집 주인은 무관심으로 콘크리트 기초가 삭아서 모래가 되어도 모르다가 큰 일을 당하고 나서야 후회할 것이다.

 집의 기초인 크롤스페이스를 건강하게 즉 건조하고 깨끗하고 손상없이 잘 관리하려면

첫째, 집 사면을 뱅 돌려가며 있는 크롤스페이스의 환기구 철망이 없어지거나 손상되어 있지 않은지 수시로 확인한다. 

 집과 붙어 있는 데크 밑에 있는 환기구는 보이지 않아 소홀하기 쉬운데 더욱 더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쥐나 래쿤이 데크 밑에 은신하기 쉽기 때문에 거기 있는 환기구 철망을 파괴하고 크롤스페이스로 침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쥐는 흑사병의 매개체로 유럽을 초토화시켰던 전력이 있는데다 유행성 출혈열등 다른 질병도 옮기는 동물이라 집안에 못 들어오게 해야 한다. 쥐가 크롤스페이스에 들어오면 집 바닥을 뚫고 집 안으로 침입하여 한 밤중에 벽 사이의 공간이나 천장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면서 안면을 방해하고 아무데나 배설물을 남겨 집을 더럽힘으로 위생상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래쿤은 귀엽게 생겼지만 조심해야 한다. 야생 래쿤은 기생충 10종, 세균 11종, 바이러스 12종의 매개체가 된다. 이중 인수공통전염 병원체는 광견병을 포함해 20여 종에 달한다. 래쿤은 개와 고양이 등과 병원체를 공유할 수 있어서 개나 고양이가 래쿤과 접촉하여 상처를 입고 감염되면 사람까지 위험할 수 있다. 2015년 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 조사에 따르면 래쿤은 박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의 광견병 숙주다. 개보다 순위가 높다. 뿐만 아니라 래쿤이 크롤스페이스에 들어오면 인슐레이션을 다 뜯어 놓고 여기 저기에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쥐와 래쿤, 기타 다른 동물이 크롤스페이스에 못 들어 오도록 환기구 철망이 파괴되어 있으면 즉시 철망을 사다가 수리해 준다. 나무 판자등으로 막아 놓으면 공기가 안 통해서 크롤스페이스가 습해지고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며 라돈가스가 지하에 갇혀 그 위에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치명타(암)를 입힐 수 있다.

 

-손상된 크롤스페이스 환기구(안쪽): 동물들이 뻔질나게 드나들어 벽에 때가 꼬질꼬질하게 끼었고 반질반질하다-

 

둘째, 지붕 거터에서 빗물이 물관을 타고 내려와서 크롤스페이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흘러갈 수 있게 downspout extention을 꼭 설치하고 크롤스페이스를 둘러싼 땅에 약간의 경사각을 주어 물이 바깥쪽으로 흘러 내려 가도록 한다. 빗물이 크롤스페이스의 콘크리트쪽으로 흘러들면 나중에 콘크리트가 삭아서 부스러진다.

셋째, 크롤스페이스의 바닥에 vapor barrier(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나 증기를 차단하기 위해 바닥에 깔아 주는 폴리에틸렌 같은 재질의 넓은 막)를 설치해 주면 습기도 차단되고 해충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넷째,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 주자. 

                                    -크롤스페이스 밑을 뚫고 들어온 나무 뿌리-

 

먼저, 필자의 경험상 크롤스페이스에 들어갈 때는 방독면이나 성능 좋은 마스크 여러 겹을 착용하고 보안경을 끼고 한 번 입고 버릴 헌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헤드라이트를 하고 들어 가길 권하는 바이다. 동물들이 침범했던 크롤스페이스에는 쥐 똥, 고양이 똥, 래쿤 똥등이 여기 저기 널려 있고 무슨 해충에게 물릴지, 무슨 병균에 감염될지 모를 정도로 습하고 더럽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고 들어가야 하며 나와서는 입었던 옷을 잘 싸서 버리고 즉시 샤워하는 것이 위생상 좋다.

집 가까이에 큰 나무가 있는 집은 크롤스페이스로 나무 뿌리가 뚫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도끼를 들고 들어가 모든 나무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 처음에 집을 지을 때 건축 쓰레기들을 다 버리지 않고 크롤스페이스에 그대로 남겨둔 집이 의의로 많다. 나무 조각들, 못들 등등의 이런 건축 쓰레기들은 쥐와 해충의 서식처가 되므로 없애야 한다. 동물들의 배설물이 있으면 물론 깨끗이 치우자. 

 

              - 크롤스페이스에 남겨져 있는 건축쓰레기와 쥐의 배설물-

 

그리고 기왕 들어간 김에 플로어 나무들이 습기를 머금었는지, 곰팡이가 나지는 않았는지, 흰개미가 파 먹은 흔적은 없는지, 쥐가 구멍을 낸 곳은 없는지, 인슐레이션은 제 자리에 잘 붙어 있는지, plumbing pipe에 누수되는 곳은 없는지 샅샅이 점검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고 개선해야 할 것이 있으면 개선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환기구를 통해 습기가 제거 되는 것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제습장치나 환풍기 설치를 고려해 볼 것이요, 물이 차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면 배수펌프를 이용하여 물을 뽑아내고 말려야 할 것이다.

 

기초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기초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 보이지 않는다고 무관심하지 말고

크롤스페이스에 더욱 더 많은 관심을 쏟으면 나중에 큰 돈 들어갈 일이 예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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