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2

지금 이 시점에 11학년생에게 해주고 싶은 3가지 이야기

작성자
Lettuce Learn
작성일
2024-05-17 15:56
조회
148

바빴던 입시철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올 해 말이 되면 지금의 11학년생들 차례가 될테죠.

본격적으로 타석에 서게 될 11학년생들을 위해 꼭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3가지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를 고민해서 몇 줄 적어봅니다. 어떤 이야기는 듣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이야기는 듣기 싫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단언컨데, 11학년생의 입장에서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주의 깊게 읽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약 8~9개월 동안 훨씬 효과적으로 입시를 대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훨씬 적은 감정 소모를 겪을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어차피 갈 마음이 없는 학교에는 지원 조차 하지 말 것.

주변에 이런 실수를 이미 한 12학년 선배들을 많이 봤을 겁니다. 받아준다고 해도 갈 생각이 딱히 없는 학교들에도 되는대로 지원하면서 "혹시 모르니까"라고 말합니다. 이 행동은 마치 신발 한 켤레가 새로 필요해서 신발 가게에 들어가서는 자기 발보다 5치수는 큰 신발들을 몇켤레 집어서 카트에 넣으면서 "혹시 모르니까"라고 말하는 거랑 다를 바가 없습니다. 상당히 어리석게 들리죠? 

물론, 여벌의 신발을 몇 켤레 사놓는 것 자체는 (돈만 있다면) 나쁠게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넉넉한 수의 학교들에 지원서를 넣는 것 또한 나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어차피 내 발에 맞지 않는 신발들은 아무리 사놔봐야 신을 일이 없을 것처럼, 어차피 갈 마음이 없는 학교라면 붙어봐야 안 갈거니 지원할 이유가 없습니다. 

학교마다 적용되는 수십 달러의 application fee가 아까운 것은 둘째치고, 학교 하나하나에 지원하기 위해 research 및 application development에 들여야 하는 시간과 수고가 아깝지 않나요? 진정 가고 싶은 학교들을 추리고 추려서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케이스를 빌드업해도 모자랄 판에, 어차피 갈 일도 없는 학교에 합격할 지도 모른다는 애매한 집착에 귀중한 시간과 수고를 들이겠다는 생각은 결코 합당할 수가 없습니다. 


둘째, 입시를 위한 리서치는 섣불리 진행하지 말 것.

한 번 더 주변의 12학년 선배들을 떠올려 봅시다. "학교 리서치를 해라"라고 했더니 하나 같이 다들 Black Friday 아침에 쇼핑몰로 쏟아져 들어간 사람 마냥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뒤지면서 '득템'을 바라는 모습을 많이 봤을 겁니다. 말이 되나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대학 생활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 이후에는 어떻게 이어지기를 기대하는지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다면, 인터넷 검색창을 열어놔봐야 무엇을 어떻게 찾아봐야 할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자, 그러니 당장 핸드폰을 내려놓으세요. 맞아요, 제가 그 꼰대 역할을 하는 겁니다. (듣기 싫은 얘기일 수도 있다고 제가 처음에 분명히 그랬죠?) 핸드폰 내려놓고, 음악도 끄고, 한적한 공원 한 쪽 벤치에 앉아서 조용히 생각에 잠겨보세요. 대충 한 번 잠깐 생각 좀 해보고 마는게 아니라, 똑같은 생각을 계속, 여러번 하는 겁니다. 한 발 더 나가볼까요? 깨끗한 새 노트를 하나 가지고 나가서 "내가 대학교를 통해 진정으로 원하는 것 (want)과 필요한 것 (need)을 구분해 적어보세요. 

주변에 대학교를 다니거나 나온 사람이 많을 겁니다. 특히나 고학력자가 많은 워싱턴 주라면 더더욱 그렇죠. 그리고 그 사람들은 본인들이 겪어봤다는 이유 만으로 여러분의 입시에 오지랖을 엄청 부릴 겁니다. 결혼한 사람은 이제 막 결혼하는 사람에게 꼭 한 마디 하고 싶어하고, 아이가 있는 사람은 이제 막 출산을 앞둔 사람에게 묻지도 않은 조언을 해주고 싶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쉽게 훈수를 많이 둘려고 할 겁니다. 소셜 미디어에 가면 훨씬 심할 거구요. 그런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런 훈수에도 분명 가치는 있어요.

하지만 바라건데, 그 훈수들에 귀를 기울이기 전에 먼저 자신만의 생각과 견해를 다지는 시간을 가지세요. 그게 단 반나절이라도 괜찮으니, 스스로와 1:1로 진솔한 대화를 가지면서 자신이 바라는 것들을 먼저 정리해보길 바랍니다. 

결정이 버겁고 어렵다구요? 스스로 해보셔야 합니다. 대학교부터는 결정들이 점점 무거워지기만 합니다. 어느 학교에 지원할까를 결정하고 나면 곧 어느 학교를 다닐까를 결정해야 하고, 그 다음엔 어떤 전공을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죠. 그 다음에는 어떤 직장을 어떤 지역에서 얼마 받으면서 다닐건지 결정하기도 해야 할 겁니다. 멀리 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린 아직 11학년이니까, 11학년에 할 일에만 집중해보자구요. 12학년들이 저지를 실수를 하지 않는 게 가장 먼저인 듯 하죠? 그러니 지금은 딱 두가지만 생각해주세요.

"남이 떠먹여준 기준만 갖고 구글 창을 열지 말자," 그리고 "인터넷에 난무하는 랭킹 리스트들은 절대로 무시하자."

우선 그 둘 부터 시작하기로 해요.


셋째, 도움이 안 되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둘 것.

객관적으로 지난 몇 해는, 특히 2023-24 시즌은 전례 없이 입시가 어렵고 복잡한 해였습니다. FAFSA를 통한 학자금 지원에 구조적 문제가 있기도 하고, affirmative action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은 후의 첫 시즌이기도 했고, SAT/ACT 점수에 대한 입시 정책도 엄청나게 변동한 등 많은 진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정말 많은 학생들이 저에게 볼멘 하소연을 했었습니다.

"왜 저한테만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대체 뭘 잘못한거죠?"

"입시가 너무나 공정하지 못해서 화나고 속상해요."

코로나 시대에 고등학교를 다녀야 했던 것은 안타까운 일인게 사실이고, 위에 나열한 변화들 때문에 지금의 12학년들이 유난히 고생한 것도 사실입니다. 미국 대학 입시 시스템이 공정하거나 투명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구요.

듣기 싫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겁니다.

맞아요. 대학 입시 시스템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공정하다고 안 했고, 공정하다고 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이제 슬슬 어른이 되어가는 입장에서 느끼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생 자체가 공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입시 시스템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분해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루저 (loser)'가 되는 지름길입니다. 


하지만 같은 시스템 안에서 지금 11학년생으로서 '위너 (winner)'가 될 수 있는 무기가 하나 있는데, 그게 뭔지 아시나요?

바로 '선택권'이 있다는 겁니다. 

입시 플랜이 계획대로 100% 진행되는 경우는 아주 아주 드뭅니다.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 내가 가진 시간과 수고를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어느 학교들을 얼만큼 알아볼 것이고, 얼만큼 재볼 것인지는 모두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첫 Rejection/defer/waitlist 등을 받았을 때 상실감에 빠져 오열할지, 입학처로부터 피드백을 요청해 다음 라운드 때 다시 지원하면서, 혹은 리스트의 다른 학교에 추가적인 어필을 하는데에 반영할지 또한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을 그려놓고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내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고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선택들에 신중하고 확실하게 집중하되, 그때그때 주어지는 중간 결과들에 유동적으로 반응해 다음 액션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자 하는게 필요합니다. 

입시는 원서를 제출하는 시점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원서 제출 후에도 꾸준히 학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불합격'을 '합격'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심지어 원서를 제출하기도 전에 입학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구요. 그만큼 '원서'만이 아닌 '학교와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입시의 핵심이니, 쓸데없는 감정 소모에 낭비되는 에너지를 아껴서 정작 중요한 곳에 활용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Jay


제이 강은 커크랜드 소재 학습 장애 전문 교육 컨설팅사 Golden Pennant의 매니징 컨설턴트이자 온라인 테스트프렙 서비스 Lettuce Learn의 대표로서 역임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SAT 주관사인) College Board의 Asia 지부를 Strategic Advisor로서 역임한 제이 강은 현재 Study.com의 SAT Advisor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제이  개인 점수: SAT/ACT 만점, GRE/GMAT/LSAT 상위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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