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사별한 56년생 남성이 가입을 했다. 공무원을 퇴직한 남성은 자그마한 체구에 말수가 많이 없는 점잖은 스타일이었다.
사별 후 1년 정도는 누굴 만날 생각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너무 외롭고 허전한 마음에 만남을 결심했다고 한다. 서울에 본인 소유 아파트가 있고 공무원 연금이 나와서 아주 풍족하진 않아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녀 두 명은 모두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상태였다.
이성상도 무난했다. 본인보다 나이가 좀 적고, 다른 조건은 크게 상관없는데, 본인이 대학원까지 나왔으니 여성도 대학 나온 분을 선호했다. 그마저도 필수는 아니라고 했다.
남성의 이성상에 맞는 여성들은 많았다. 가입과 거의 동시에 3~4살 차이의 여성 몇 명과 만남이 진행되었다.
첫번째 만남은 공기업에 근무하다 퇴직한 여성이었고, 두번째는 학원을 운영하는 여성, 나머지 한명은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여성이었다. 주말이 지나고 여성 두 명이 전화를 해서 약간 불만 섞인 얘기를 했다.
한 명은 남성이 너무 지저분하다고 했다. 옷에 뭐가 묻어있고. 깔끔한 느낌이 없어서 이성으로 호감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손톱정리도 잘 안되어 있고, 같이 있는데 냄새도 나서 좀 힘들었다면서 소개할 때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매니저에게 조언까지 했다.
이런 말을 듣고 나니 세번째 여성과의 만남이 걱정이 되었다. 남성에게 확인해보니 내일 미팅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첫만남이니 외모도 좀 신경쓰고 나가라고 간단하게 한마디 전하긴 했지만, 그런다고 스타일이 바뀔까 걱정이 앞섰다
다음날 미팅을 했던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 여성은 의류매장을 하다 보니 세 명 중 제일 세련되고 스타일도 좋았다. 그래서 ‘왜 이런 남성을 소개했냐’고 따지는 게 아닌지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여성은 “남성이 사진보다 실물이 좋았다”면서 얘기가 잘 통해서 한번 더 만나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 후 2주 정도 있다가 연락을 했더니 그 사이에 남성이 사는 집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사시는 건 어떻더냐?”고 물어보니 여성은 “남자 혼자 사는 집이 다 그렇죠” 하면서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다. 그리고 여성이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고 한다.
만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남성이 결혼 얘기를 안해서 여성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고 한다. “결혼상대, 동거상대, 그냥 친구 중에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 했더니 남성은 “결혼상대”라고 했다고 한다.
그 대답에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을 확인했다. 지금 두 분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에게 남성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물어보니 “연애상대를 만나려고 했으면 이분을 만나진 않았을 거에요. 무슨 말인지 매니저님도 아시잖아요? ㅎㅎ저는 그냥 평생 서로 편하게 대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을 원했고 이 분이 그런 분이라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여성의 말이 맞았다. 이 남성은 이성으로 매력은 없을지 모르지만, 평생 묵묵히 든든하게 옆에서 여성과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