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지휘관' 모두 구속한 검찰…'계엄의 시작' 집중 추궁
총선 패배 이후로 계엄 암시…'11월 계엄 가능성 들었다' 진술도
'내란 의혹' 尹 조사 앞둔 검찰…타임라인 정리하며 혐의 다지기
12ㆍ3 비상계엄 주요 혐의자 (PG)
[윤해리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최근 검찰·경찰의 수사와 국회 제보 등을 통해 '비상계엄 사전 모의' 정황이 다수 포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자들이 계엄을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공모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계엄지휘관' 핵심 군 관계자들의 신병을 모두 확보한 검찰은 장성들을 상대로 계엄의 구체적 공모 시기와 내용을 파악하면서 윤 대통령의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에 구속된 피의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등 5명이다.
이들은 지난 3일 계엄 상황에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하거나, 계엄사령관을 맡아 포고령을 포고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검찰은 이들 '5인방'을 상대로 계엄의 구상과 선포, 실행까지 단계별 역할과 지시사항 등을 추궁하고 있다.
조사는 특히 '구상' 단계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물론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도 '계엄 사전 공모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 사령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작년 말부터 비공식 석상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비상조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총선 패배 이후에는 윤 대통령이 시국을 걱정하며 계엄 이야기를 꺼냈고, 이후로도 여러 차례 계엄 필요성을 언급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만류했다는 것이 여 사령관 측 주장이다.
여 사령관은 최근 조사에서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계엄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 사령관 역시 12월 이전부터 계엄을 암시하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앞서 "구속되기 전 곽 사령관과 통화하면서 올해 6월, 10월, 11월에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함께한 자리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세 차례의 자리에서 계엄을 암시하는 대화가 오갔으며, 마지막 11월 회동에서는 '계엄'이라는 이야기가 직접 나왔다는 말도 곽 사령관에게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진우 사령관과 박안수 총장은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TV 방송 등을 통해 뒤늦게 이를 인지했다고 주장한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윤 대통령 담화 지켜보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 2024.12.14 cityboy@yna.co.kr
관련자 진술과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검찰은 구속된 5명과 다른 군 관계자들을 연일 조사하면서 공모 시기와 내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란 우두머리(수괴)'로 지목된 윤 대통령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준비했는지에 대한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향후 조사에서 윤 대통령을 상대로 이를 캐묻겠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 측에 오는 21일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중심으로 윤갑근 전 고검장 등이 참여하는 변호인단을 꾸리고 수사에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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