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고등학교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오픈 하우스“
안녕하세요, college counselor 제이강 입니다. 오늘은 평소와 조금 다르게 중학교 학부모님들을 위한 정보를 조금 정리해 드릴까 합니다. 물론 대학교 입시는 공식적으로는 9학년부터 시작하고, 따라서 그 전에는 굳이 적극적으로 입시를 염두에 둘 필요는 없습니다만, 사전 지식을 모으고 자녀를 위한 “판”을 까는 의미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은 많은 고등학교들이 지역에 있는 학부모 또는 예비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른바 “오픈 하우스 (Open House)”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픈 하우스“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집을 외부인들에게 열어 공개 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비단 학교 뿐 아니라 대부분 크거나 중요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분야에서는 자주 이루어지는 이벤트입니다. 쉽게 비유해보자면, “투어 (tour)”와 (한국에서 흔히 표현하는) ”설명회“의 합친 개념 정도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 하우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분야는 그 이름이 유래한 부동산 시장입니다. 인생에 있어 집을 구매한다는 것은 기념비적인 일임과 동시에 대부분 15년 이상의 mortgage를 약속해야 하는 엄청나게 중대한 투자입니다. 그래서 부동산 브로커들은 자주, 특히 수요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매물이 있을 때는 “오픈 하우스”를 적극 활용하는데,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에 관심이 있을만한 사람들 모두를 초대해서 그 집을 보여주고, 또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도 똑같습니다. 여러 딜러들을 통해 어떠한 차종들이 있는지, 그 차종중에서 나한테 맞는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매장을 방문해서 차를 직접 시승해보고, 내가 투자해야 하는 비용은 얼마인지, 보증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또 수리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조치해줄 수 있는지 등 이런저런 질문들을 해보면서 “fit”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똑같은 ”바퀴 4개 달린 자동차“라고 해도 종류는 천차만별이니까요.
고등학교, 특히 사립 고등학교의 오픈 하우스는 이와 상당히 흡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가 오픈 하우스를 할 때에는 특정한 날을 미리 공지해 학부모 (또는 예비 학부모)들을 캠퍼스에 모셔서 학교를 소개하고 실적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캠퍼스를 함께 투어하며 어떠한 리소스들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많은 경우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미니 시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때에는 보통 교장을 포함한 학교의 모든 리더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중대한 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어떠한 분들은 ”학교가 다 똑같은 학교지 굳이 가서 무슨 설명을 들어야 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3-스타 미쉘린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하는거나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는거나 배 부르는 건 똑같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습니다. 꼭 아셨으면 좋겠는 것은, 미국에는 정말 다양한 형태의 학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고, 더 중요하게는 학교마다 추구하는 “비전”이 생각보다 아주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학교들은 재단 이사회의 눈치를 봐야 하고, 어떤 학교들은 school district의 정책을 준수해야 하며, 또 어떤 학교들은 유난히 학부모회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 리더십에 따라서 학교의 방향은 천차만별이 되는데, 이러한 비전은 오픈하우스에서 가장 잘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잘못 알고 있었던 점들을 바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미국에서 고등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학부모님들은 “카더라”에 의존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풍문에 쉽게 현혹되고, 또 잘못된 정보를 서로 공유하면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픈 하우스만큼 이러한 부분을 파악하고 고치기 좋은 때가 없습니다. 짧게 예를 들자면, 자녀를 사립 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어하는 정말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이 “SSAT가 꼭 99%가 나와야 탑티어 사립고에 뽑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Director 자격으로서 시애틀 지역의 많은 탑티어 사립 고 관계자들이 모이는 행사나 컨퍼런스 등에 자주 참석해 네트워킹을 하는데, 이에 관해 정말 많은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바가 있습니다. 재밌는 것은, 그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서 (지원하는 학생이) SSAT에서 99%를 받았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아, 어떤 학생인지 감이 온다‘고 하는데, 결코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체적이지 못하고 부모가 강요하는 학업에 모든 시간을 들이는 뻔하고 개성 없는, 어차피 사립 학교의 다양한 리소스들을 활용할 생각도 없을 가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담당자들은 ”오히려 99%보다는 90~95%라고 하는 학생들에게 훨씬 더 눈이 간다“고까지 하더군요.
오픈 하우스의 또 다른 장점은 지역적, 또 국가적인 레벨에서 고등학교 교육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아주 잘 가늠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입니다. 특별히 ”성장“을 할 인센티브가 적은 공립학교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육 시장을 읽고 그에 맞게 진화할 필요성이 아주 크기 때문에 트렌드에 늘 관심을 많이 갖습니다. (이는 특히나 컬리지 카운셀링 쪽에 강력히 작용합니다.) 많은 경우 학부모님들께서는 고등학교의 우수성을 판단하기 위해 1차적으로 온라인상의 웹사이트들을 참고하십니다. Niche.com나 US News 처럼 나름의 기준으로 순위를 먹이는 사이트들이 대표적일텐데, 이러한 사이트들에 보이는 데이터는 꽤나 많이 오래 되었거나, 잘못 되었거나, 왜곡되어 있습니다. 오픈 하우스를 진행하다보면 이런 랭킹에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는데, 이런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 잡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데에는 오픈 하우스만큼 좋은 시간이 잘 없습니다.
오픈 하우스의 마지막 장점은 다른 학부모들과의 네트워킹 기회에 있습니다. 평소에 접점이 없는 학부모들끼리 유용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기에 아주 좋은 기회일 뿐 아니라, 나아가 학부모들끼리 힘을 합쳐서 학교에 특정한 요구들을 할 수 있는 입지를 다지는 데에 아주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 학부모님들께서 이 부분에 유난히 약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데, ”저는 잘 모르니 알아서 잘 부탁드린다“는 ’믿고 맡기는‘ 방식에 익숙한 학부모님들께서는 괜히 나섰다가 아이에게 피해가 가는 건 아닐까 우려하기도 하고, 언어적인 장벽이 있으니 괜히 불편해서 피하기도 합니다.
미국 학교는 정 반대입니다. 학생을 서포트하는데 있어서 미국 학교들은 학부모들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문제들을 해결하고 개선시켜 나가고자 하기 때문에, 학부모/학생 입장에서 학교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어필해야 들어주는 경우가 많고, 거꾸로 말하면 아무 의사도 표현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특별한 관심을 주지 않고 “아무 문제 없으니 아무 말 없는 것이겠거니”하고 넘어갑니다. 이런 오픈 하우스에서 학부모들은 의견을 모으기도 하고, 학교를 압박하기도 하며, 새로운 약속들을 받아내기도 하는 등 학교 리더십과의 의견 조율이 많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간이니, 혼자서 학교를 찾아가 의견을 피력하는 것보다 훨씬 쉬우면서도 임팩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짧은 예를 들자면, 작년 말에 했던 오픈 하우스에서 몇명의 학부모는 함께 저를 찾아와서는 저에게 대학교 10곳의 이름이 적힌 종이를 주면서 “향후 3년 이내에 이 중 몇개 학교의 입학담당관들을 캠퍼스로 초대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얼핏 생각하면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아, 이 학교들에 관심이 있구나. 그렇다면 나도 초대할 학교들을 엄선하는데 있어 참고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제가 Director of College Counseling으로 재직하고 있는 Willows Preparatory School은 이번달 16일 (목요일) 오후 6시에 올해 첮 오픈 하우스를 진행하니, 경험해보시기에 아주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오픈 하우스 동안에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지 않으면 찾아오신 학부모님들과 개별 상담을 하오니, 특별히 자녀를 사립고에 보낼 계획이 없는 분일지라도 정보를 모으기에도, 한국어로 편하게 궁금하신 점들을 질문하시기에도 좋은 귀한 시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참석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저에게 이메일 (jay@lettucestudy.com)을 보내주시거나 이 링크를 활용해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이 강은 레드몬드 소재 엘리트 IB 학교인 Willows Preparatory School 에서 Director of College Counseling 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온라인 테스트프렙 서비스 Lettuce Learn의 대표로 역임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SAT 주관사인) College Board의 Asia 지부 Strategic Advisor로서 역임한 제이 강은 현재 Study.com의 SAT Advisor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제이 강 개인 점수: SAT/ACT 만점, GRE/GMAT/LSAT 상위 0.1%)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이 있으신 분께서는 주저 없이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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