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핏빛으로 되살린 원조 뱀파이어 영화…'노스페라투'

작성자
KReporter
작성일
2025-01-10 09:29
조회
44

1922년작 동명 영화 리메이크…흡인력 있는 연기·연출 돋보여




영화 '노스페라투'

영화 '노스페라투'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1830년대 독일, 엘렌(릴리 로즈 뎁 분)과 토마스(니콜라스 홀트)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다. 토마스는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부동산 중개사 사장으로부터 계약을 위해 올록 백작에게 가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는 엘렌의 만류에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내를 친구 하딩(애런 존슨)의 집에 맡긴 채 먼 길을 떠난다.

떠난 토마스에게 괴이한 일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그리고 엘렌에게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영화 '노스페라투'는 오랜 기간 악몽에 시달린 여성과 뱀파이어 백작 올록(빌 스카스가드)의 이야기를 그린 공포물이다. 1922년 만들어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이 연출한 1922년 작품은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최초의 영화로서 공포물의 원형으로 꼽힌다. 호러 장르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이 영화를 '아귀레 신의 분노'의 감독이자 배우로 알려진 베르너 헤어초크도 1979년에 리메이크 한 바 있다.



영화 '노스페라투'

영화 '노스페라투'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번 리메이크작도 원작의 큰 틀을 따라간다. 크녹 부동산중개회사에 다니는 토마스가 올록 백작에게 떠나고 올록이 토마스의 부인 엘렌을 원한다는 줄거리는 그대로다.





표현 방식은 더 과감해졌다. 원작은 흑백 무성 영화로 독일 표현주의의 대표작으로 거론된다. 뱀파이어에 사로잡히는 모습을 초파리를 잡아먹는 식용 식물, 촉수를 내뿜는 수중 생물, 거미 등의 장면으로 드러내는 점이 표현주의의 흔적이다. 리메이크작에서는 원작의 이런 표현을 대신해 핏빛 이미지가 돋보인다. 뱀파이어의 흡혈 장면을 직접적으로 전시해 때로는 '고어물'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흑백 영화인 원작에 핏빛 공포를 더한 셈이다.

회화적인 구도도 돋보인다. 토마스가 올록 백작을 만나러 가는 길에 마차를 마주치는 장면이나 엘렌의 선택이 담긴 마지막 장면 등 구도 하나하나에 세심히 신경을 써 인상 깊은 장면을 그려낸다. 이는 두려우면서도 매혹적인 뱀파이어의 속성처럼 보는 이에게 흡인력 있는 공포 영화로 다가가는 지점이다.



영화 '노스페라투'

영화 '노스페라투'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엘렌의 보다 다층적인 면모도 눈에 띈다. 엘렌이 올록 백작과 대면해 당당히 얘기하는 모습은 올록이 일방적으로 그녀를 사로잡는 원작의 모습에서보다 더 능동적으로 느껴진다. 이를 소화한 릴리 로즈 뎁의 연기력도 돋보인다. 밤새 꾼 악몽을 말할 때 두려워하면서도 이끌리는 감정을 보이는 장면, 악령이 긷든 몸을 연기하는 장면 등에서 열연을 펼친다.

연출은 '더 위치'(2015), '라이트하우스'(2019) 등을 만든 로버트 에거스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죽음, 질병 그리고 잔혹한 이미지를 구현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의도를 전했다.

15일 개봉. 132분.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노스페라투'

영화 '노스페라투'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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