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경청, 바이든 그린뉴딜 폐기…"'기후변화종교' 심장에 단검"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완화 등…총 31건 환경규제 완화 조치 추진
"오늘은 그린 뉴 사기가 죽은 날…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제완화"

미국 캔자스주의 석탄화력발전소
(미국 켄터키주 에밋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5년 1월 25일 촬영된 미국 캔자스주 에밋 근처 제프리 에너지 센터 석탄화력발전소의 모습. (AP Photo/Charlie Riedel, File) 2025.3.13.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환경보호청(EPA)이 전기차 장려책 등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의 '그린 뉴 딜' 정책을 폐기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 환경정책의 과학적 근거가 돼 온 이른바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PA는 바이든 대통령 시절인 작년에 내놓았던 승용차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재고"(reconsider)키로 했다.
폐지 혹은 대폭 완화를 추진한다는 뜻으로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2027년식부터 2032년식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던 이 기준은 실제로 적용될 경우 승용차 배출가스가 거의 50% 줄어들고 2030년부터 2032년 사이에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이 35∼56% 수준에 이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EPA는 2022년에 만들었던 대형트럭의 배출가스 규제기준도 '재고'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
이 규제기준은 스모그나 검댕을 일으키는 대형 트럭의 배기가스에 대한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EPA는 아울러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09년 낸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 보고서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 캔자스주의 정유소
(미국 캔자스주 맥퍼슨 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9월 28일 촬영된 미국 캔자스주 맥퍼슨 소재 CHS 정유소의 모습. (AP Photo/Charlie Riedel, File) 2025.3.13.
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적이고 과학적인 판단 근거가 돼 왔다.
EPA는 이런 조치들을 포함해 총 31건의 환경규제 완화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젤딘 EPA 청장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13일자 기고문에서 "어제(12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이 큰 규제완화가 이뤄진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그린 뉴 딜'을 "그린 뉴 스캠(사기)"라고 비판하면서 "오늘은 그린 뉴 스캠이 죽은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과 탄소의 사회적 비용과 이와 유사한 이슈들에 관한 수많은 규칙들을 정비함으로써, 우리는 '기후변화 종교'의 심장에 단검을 찔러넣으면서 미국의 황금시대를 열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들은 규제에 (낭비되는) 비용과 숨겨진 세금 등으로 나가던 수조 달러를 되돌려놓을 것"이라며 생활수준 향상과 제조업 부활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딘 청장은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 하에", "트럼프 대통령의 영도 하에",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등 표현을 써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따른 이런 조치들이 미국에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연합뉴스제공 (케이시애틀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