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2

Harvard 연소득 20만불 이하 학생 등록금 면제?!

작성자
Lettuce Learn
작성일
2025-03-20 21:12
조회
113

안녕하세요 제이강입니다.

 

최근, 하버드 대학교 Harvard University가 “연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의 재학생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한다”고 발표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버드는 나아가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정의 재학생이라면 등록금 뿐 아니라 기숙사비 등 부대비용 일체도 면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하버드를 꿈꾸는 수많은 학부모님의 가슴을 괜시리 더 설레게 하기도 한 이 발표 이후 정말 많은 분들께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셔서 사실 생각보다 좀 놀랐습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제가 재직하는 Willows Preparatory School의 선생님과 스태프들까지 와서 ‘그건 무슨 얘기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주 초에 보스턴에 있는 지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 설립된 고등학교이자 하버드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Boston Latin School에서 디렉터로 오랫동안 재직하는 분인데, 딱 1년 뒤인 1636년에 (미국 최초의 대학교로서) 설립된 하버드와 당연히 매우 긴밀한 관계인 BLS가 보는 이 상황은 어떠한지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하면서 제 생각을 얹어볼까 합니다. 

우선 하버드의 발표를 보면, 명분이 멋집니다. 학업의 균등을 보장해야 하고, 저소득층에게 학교의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춰주는, 훌륭한 목적이 있습니다. 하버드의 등록금은 연간 $68,000정도로서 명성 만큼이나 높기에 아주 뛰어나지만 마침 저소득층인 학생들에게는 언감생심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Willows Prep은 사립이기도 하고, 지리적 위치상 소득층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하버드나 콜롬비아 Columbia University 같은 학교는 애초에 배제하고 입시를 접근하더라구요. 부모님이랑 슥 얘기해봐서 ‘어? 우리집 20만불 안 되는데… 그럼 하버드 합격하면 정말 효도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기특한 학생들이 전세계에 얼마나 많겠어요! 그러니 하버드의 입장에서는 전세계에 존재감을 ‘뿜뿜’ 알리는 멋진 수를 둔 셈입니다. (보세요, 저희도 이렇게 그 이야기를 나누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실 여기서 조금 잔인하지만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학생 입장에서는 이 발표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4%를 밑도는 극악의 합격률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이 발표는 “본래 4%의 합격률을 뚫고 입학할 만함에도 불구하고 지레 높은 등록금 때문에 지원할 생각도 못하고 있던 학생”에게만 아주 반가운 소식일 뿐, 그 외의 모두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경쟁자를 의미할 뿐입니다. (참고로 하버드는 수십년째 합격자 수를 2000명 이하로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최근 수년간 미국 대학계는 꽤나 ‘불황’이었습니다. ‘4년제 학위’가 갖는 실질적 가치가 다소 떨어졌다는 점도 기여했고, 코로나 이후 University of Phoenix 등의 ‘온라인 대학교’가 큰 인기를 얻게 된 점도 영향을 미쳤고, 전반적인 경제적 불황 때문에 대학교 자체를 포기한 학생들도 많은 것도 한 몫 했겠습니다만, 기업들도 그랬듯 대학교들도 그만큼 지난 수년간 ‘중소대학교’부터 시작해서 매각 및 폐교를 거쳤습니다. 오랫동안 ‘인구당 대학교 수’에서 미국 전체 1위를 유지해왔던 Vermont주는 그 페이스가 사실 무시무시할 정도입니다. 

 

그런 와중에 트럼프 정부가 대대적으로 대학교들에 제공되는 정부의 연구비 지원금을 막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생각보다 많은 명문 Research university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나 in-state tuition이 적용되는 state university들은 등록금 만으로는 유지가 안되는 모델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정 운용에 어려움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등록금을 올리자니 본연의 색깔을 잃어버리게 되고, 안 올리자니 교직원 감축 등을 감수하는 수 밖에 없는데, 그러면 교육의 질은 떨어지게 되는 사이클에 처해 있죠. 그리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되면 그 ‘하버드를 갈 만큼 훌륭하지만 이런 학교에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버드는 이 발표를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연구비 지원금이 끊길 위기에 있는 건 똑같고, 학생 시위 등 때문에 딱히 정부의 이쁨을 받고 있을 이유도 없지만, 하버드에게는 대부분의 대학교에는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압도적인 기부금 endowment입니다. 무려 580억 달러 ($58Bn)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운용하는 하버드는 지난 2024년에 기부금 운용으로만 9.6%의 수익률을 냈습니다. 계산하면 대략 55억 달러 정도이니, 수익금 만으로도 8만명 이상의 등록금을 커버할 수 있을 만큼 엄청난 규모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하버드의 1년 합격자 수는 늘 2천명 아래입니다. 

 

즉, 실제로 본교에는 금전적으로 거의 데미지가 없는 발표를 한 것이고, 학교의 입장에서는 (경영난 때문에 다른 학교들이 잃게 될) 뛰어난 인재들을 선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버드나 콜럼비아 처럼 극소수의 초인기 부자 사립대학교가 아닌 많은 research university들에게는 시련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이럴거면 그냥 등록금 자체를 낮추면 더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방식이지 않았을까요? 흠...) 아, 분명히 하자면, 하버드가 나쁜거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버드 입장에서도 생존을 위한 액션을 취하는 것이고, 그게 경쟁이죠.

 

그러니 실제로 학자금 면제 대상이 되건 아니건 상관 없이 학생 입장에서는 (제가 늘 강조해온 대로) 관심을 갖고 있는 학교의 endowment 규모나 재정 운용 상황 등을 고려하는게, 그리고 나아가서 본인 가정의 연소득이 어느 정도에 있는지 등을 비교하는게 생각보다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긴축하는 학교의 입장에서는 full tuition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학생을 보다 선호하게 될 수도 있고, 우수한 학생을 뺏길 위기에 처한 대학교라면 좀 더 장학금에 관대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레버리지들을 잘 고려해 학교 리스트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나아가 그 학교들에 왜 자신이 딱 좋은 ‘영입 대상’인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과정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단순히 내가 얼마나 뛰어난 학생인지를 열심히 어필하는 것은 생각보다 잘못된 번지수를 찾는 꼴이 될 때가 많습니다. 반면, 제대로 전략을 짜기만 하면 예상치도 못했던 대학교에 장학금까지 받고 입학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올해에 공립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을 뉴욕에 있는 명문 미술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과정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잘 파악해 수개월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이 입학담당관과 교류할 수 있게 한 결과 안정적으로 합격했을 뿐 아니라, 묻지도 않았던 상당한 양의 장학금도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초대박’이지만, 사실 정보와 전략을 바탕으로 학생과 함께 움직여 계획된 결과를 얻어낸 안정적인 ‘투자’였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쪼록 워싱턴에 있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이러한 레버리지들을 잘 활용해 수년간 열심히 들인 수고가 빛을 발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제이 강은 레드몬드 소재 엘리트 IB 학교인 Willows Preparatory School 에서 Director of College Counseling 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온라인 테스트프렙 서비스 Lettuce Learn의 대표로 역임하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SAT 주관사인) College Board의 Asia 지부 Strategic Advisor로서 역임한 제이 강은 현재 Study.com의 SAT Advisor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문의 사항이 있으신 분께서는 주저 없이 아래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문자/전화: 206.432.2133
  • 카톡: lettucelearn
  • 이메일: jay@lettucestudy.com
  • 문의 Form: >> Link <<
전체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2

New School Day SAT란 무엇이고, 왜 효과적인가?

Lettuce Learn | 10:44 | 추천 0 | 조회 14
Lettuce Learn 10:44 0 14
11

Harvard 연소득 20만불 이하 학생 등록금 면제?!

Lettuce Learn | 2025.03.20 | 추천 0 | 조회 113
Lettuce Learn 2025.03.20 0 113
10

University of Washington 합격자 발표, 그리고 확인되는 입시 트렌드

Lettuce Learn | 2025.03.14 | 추천 2 | 조회 348
Lettuce Learn 2025.03.14 2 348
9

ACT도 대폭 변한다! (+ 오프라인 SAT 모의고사 안내)

Lettuce Learn | 2025.01.29 | 추천 0 | 조회 168
Lettuce Learn 2025.01.29 0 168
8

여름 학과외 활동을 고르는 기준 (+ 데이타베이스 공유)

Lettuce Learn | 2025.01.28 | 추천 0 | 조회 134
Lettuce Learn 2025.01.28 0 134
7

사립 고등학교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오픈 하우스“

제이강 | 2025.01.08 | 추천 0 | 조회 219
제이강 2025.01.08 0 219
6

입시 컨설턴트도 잘 모르는 대학 입시 핵심 요소 3가지

Lettuce Learn | 2024.11.25 | 추천 0 | 조회 295
Lettuce Learn 2024.11.25 0 295
5

지금 이 시점에 11학년생에게 해주고 싶은 3가지 이야기

Lettuce Learn | 2024.05.17 | 추천 0 | 조회 278
Lettuce Learn 2024.05.17 0 278
4

[특집] "SAT 점수 필수"로 회귀하는 탑티어 대학교들

Lettuce Learn | 2024.03.07 | 추천 0 | 조회 339
Lettuce Learn 2024.03.07 0 339
3

한국 학생들이 SAT 준비에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 (2/3)

Lettuce Learn | 2024.01.31 | 추천 0 | 조회 532
Lettuce Learn 2024.01.31 0 532
2

한국 학생들이 SAT 준비에 고생을 사서 하는 이유 (1/3)

Lettuce Learn | 2024.01.15 | 추천 0 | 조회 578
Lettuce Learn 2024.01.15 0 578
1

1월부터 도입되는 Digital SAT, 두려워 말라!

Lettuce Learn | 2023.12.26 | 추천 0 | 조회 452
Lettuce Learn 2023.12.26 0 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