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당시엔 제법 한문에 빠삭하단 사람들도

칠전팔기

란 말을 몰랐었던 시기라

 

정권이 불안불안 어수선한데 마침 잘됐다.

 

중앙정보부에서

한자를 한 자 한 자 모아 때려맞추고 위조하여

 

사전오기

 

란

옥편 내진 국어사전에도 없는

위조한 사자성어를 언론에 뿌려대자

 

걸 알아야  마치 유식의 길로 가는 첩경인양,

사전오기란 위조어를

성실한 참국어로 알고 외워대기 시작했고,

 

많은 국민들은 사전오기에

 

계몽되어

 

홍수환,

 

함,

 

사전오기의 선수,

 

로

노빠꾸로 직행했으며,

 

7십년대 하순즈음엔

 

대한민국 모든 청소년들이

공부고 나발이고,

대통령이고 판검사고,

의사고 변호사고,

연예인이고의 장래희망도 팽개치고,

 

오직 빡씽,

 

빡씽을 해야만 성공하는 걸로 굳게 믿어

빡씽 체육관마다 북새통을 이루며 며 터져서

빡씽 전성시대가 활짝 펼쳐졌고,

 

영화, 영자의 전성시대가

빡씽 전성시대에 밀려 

안 맥을 추고서는

 

폭삭 망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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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선 어디메쯤에

쥐가 팍먹다 말어 기스가 나 스파크가 나는지

아님 교환원년이 졸며 덜 연결을 했는지

 

찌지지지직, 가래 끓는 소리가 더 커

드릅게 안 잘 들리던 소리 저편에선

 

"엄마, 나 참피언 먹었어"

 

와 함께

 

네 번 따운 당하고

어쩌다 눈감고 휘두른 한 방으로

 

카라스키야

 

라는 파나마 선수를 눕히는 장면을

 

이골이 날 만큼

방속국들은 틈만나면 돌리고 돌리고 돌리고

기회를 봐선 또 돌리고 돌리고 돌려댔지만,

 

더 돌려줬음 하는 국민 여론이

9십구쩜 구9퍼센트였다니,

 

안 계몽되는 이는 오히려

산발한 미친 김계리년 취급을 당했고,

사회왕따가 되던 시대기도 했었던

 

사전오기

 

의 시대.

 

그렇게 세월은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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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은 시합처럼

시합은 연습처럼과 별로 안 어울릴 수도 있지만,

 

십 수 년의 세월이 간 뒤,

 

연습은 시합처럼

시합도 시합처럼 해댔던

 

홍수환 선순,

 

돌쇠의 돌대가리 같은 참피언 주먹으로

옥희의 옥수수를 털어버리며

 

직업이

옥희의 남편.

이 되었고,

 

취미는 시합처럼

시합은 취미처럼 해댔던

 

카라스키야 선순

 

직업이

파나마의 국회의원 되어 

 

그가 한국을 방문하며

둘은 만나게 되었는데,

 

나이가 들면

얼굴에 살아온 세월이 문신처럼 그려진다고

 

얼굴이 울퉁불퉁 쪼골쪼골한 수환이와

얼굴이 반짝반들반들반짝 빛이 나는 카라스키야.

 

수환인

대한민국 대표 꼴통, 극우꼴통,

어버이연합, 가스통할배모임 등등을 배회하며

야당과 민주당은 몽땅 빨갱이라며

 

나, 홍수환이야.

 

이 참피언 주먹으로

빨갱이들을 다 때려잡겠어.

 

이런 개소리만, 지금도, 앞으로도 해대고 있으니,

 

참피언은 오간 데 없고

사전오기도 오간 데 없고,

 

사전오기란 없는 말 대신

 

칠전팔기.

 

여 이?

 

칠전팔기란 말이 맞는 말이니 만큼,

 

칠전팔기의 패기도 오간 데 없고

 

그저 히쭈구리한 얼굴에

구루모만 듬뿍 처발랐으니

 

저게 그 참피언 수환이 맞아?

 

안 믿어져 가만히 관상을 보잤더니

마음 고생을 많이 하고 사는 모양새라.

 

얼굴에 밝은 구석이라곤 찾아볼래도 안 찾아져

왜 그런가곤 자세히 보았더니

 

근심걱정이 꽉 찬 얼굴에서 이게 읽혀져

그럴만도 하겠구나......이해가 되더라고.

 

그의 얼굴엔

 

칠전팔기

 

는 오간 데 없고

 

칠전발기

 

가 안 돼

얼굴이 냥 그 모양 그 꼴였던 거였더라고.

 

카라스키야 얼굴은

 

칠전팔기

 

의 얼굴여.

 

그의 마눌의 얼굴을 보잤더니

 

얼굴이 환햐.

핏기가 돌고 윤도 나고 너무 밝어.

행복에 쩐 얼굴, 바로 그 얼굴이더라고.

 

옥희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이 너무 아파

시선을 딴디로 돌렸어.

 

차마 두 눈 뜨곤 안 봐야겠더라고.

 

무튼,

 

이건 딴 애 얘긴데,

 

내란나비

 

김흥국.

 

그도 내란나비, 한 곡으로 평생을 먹고 살 수 없어

새, 새, 새 음반을 내며

다시 한 번 10대가수가 되는 꿈을 꾸며

도전도전도전,

칠전팔기를 도모했지만

 

칠전발기.

 

가 안 돼

근심걱정으로 가득 쩐 면상쪼가리.

 

이젠 좀 그만 좀 볼 수 없을까?

 

너따위들이 시방

나라니 국민이니 빨갱이닐 걱정할 때냐?

 

이제나저제나

목이 빠지게 멱감고 기다리고 있는

마눌이나 걱정하면서

 

칠전발기.

 

를 위해 목숨 거는 걸로 이?

 

그 또한 마눌이라는 국민,

 

국민을 위하는 길이리니 

 

꼴값 그만 떨고

발등의 불이나 끄는걸로 이? 

 

옥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