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비자들, 영수증 '관세 할증료' 확인…미중 무역전쟁 여파 본격화
미국 내 소비자들이 최근 쇼핑 영수증에서 '관세 할증료(Tariff Surcharge)'라는 새로운 항목을 마주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고율 관세 정책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비록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90일간의 관세 유예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미 기업과 소비자 모두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 할증료는 의류부터 자동차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부과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고정 금액을 청구하고 있으며, 다른 곳들은 총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할증료로 더하고 있다.
성 건강용품을 제조하는 '데임(Dame)'의 CEO 알렉산드라 파인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제품에 ‘트럼프 관세 할증료(Trump Tariff Surcharge)’로 5달러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인은 “이 할증료는 실제 부담 비용을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무 일 없는 척하는 것보단 나았다”며 “이 정책이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데임은 현재 중국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최대 145%의 수입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체들이 이제 더는 비용을 감당하지 않고,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약 60%가 제3자 판매자에 의해 유통되며, 이들 상당수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결혼식 드레스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뉴저지주에 위치한 '얀스 부티크(Jan’s Boutique)' 공동대표 폴 비릴리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수입하는 드레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미중 관계가 조속히 해결되어 지금 가격으로 드레스를 계속 판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드레스를 중국과 베트남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지난 금요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합의를 원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대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평균 84%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중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실제적인 부담은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역 전쟁이 향후 미국 내 물가와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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