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게 세금 매기지 마” 시애틀 횡단보도 ‘제프 베이조스’ 음성 해킹
시애틀의 여러 교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 버튼에서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를 흉내 낸 AI 음성이 흘러나오면서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4월 16일, 시애틀 도심과 북부 대학가(U District)를 포함한 최소 6곳의 교차로에서 보행자들이 버튼을 누르자 “안녕하세요, 저는 제프 베이조스입니다. 이 횡단보도는 아마존 프라임의 후원으로 운영됩니다.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부자에게 제발, 제발 세금을 매기지 마세요. 안 그러면 다른 억만장자들도 플로리다로 이사 갈 겁니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시애틀 교통국(SDOT)은 성명을 통해 “여러 지역의 횡단보도 버튼이 조작되어 가짜 음성 메시지가 재생되는 사건에 대응 중”이라며, “현재까지 여러 위치의 안내 음성을 원래대로 복구했으며, 추가로 발견되는 사례에 대해서도 즉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작된 위치는 총 6곳으로, 대부분은 UW 인근 북부 시애틀 지역이며, 한 곳은 시애틀 중심가 사우스 레이크 유니언 지역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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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킹 사건은 SNS와 지역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UW 환경과학과 학생 제이콥 윌리엄스는 “정말 아이러니했다. 다들 휴대폰을 꺼내 웃고 있었다”며 “처음엔 ‘도대체 누가 어떻게 횡단보도를 해킹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밤중에 몰래 조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해킹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SDOT 대변인 이선 버거슨은 “횡단보도 음성 안내는 시각장애인 보행자에게 매우 중요한 기능이다. 이런 장치를 장난스럽게 조작한 것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조작된 교차로 중 최소 한 곳에서는 버튼의 진동 기능이 정상 작동해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었다.
이와 비슷한 장난은 며칠 전 캘리포니아에서도 벌어졌다. 팔로알토의 한 교차로에서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를 흉내 낸 음성이 나왔고, 멘로파크에서는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가상 음성이 “우리는 인공지능을 당신의 모든 인지 경험에 강제로 침투시키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이를 막을 수 없으니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시애틀 대학가 거리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마존과 지역 부유층, 세금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한 시민 크리스틴 최는 “사람도 많고, 교통도 복잡하다. 작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낸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또 다른 시민은 “워싱턴주에는 억만장자들이 수두룩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이 지역에만 12명이 산다”고 전했다. 그의 동료는 “대기업 옆에 노숙자가 바로 있는, 기묘하고 불편한 도시”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워싱턴주 의회가 주식 및 채권 거래 100만 달러 초과 시 2.9% 소비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공개한 직후 발생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기존의 25만 달러 초과 자본자산 거래에 부과되는 7% 세금과는 별도로 제안된 것이다.
SDOT는 시민들이 조작된 횡단보도를 발견할 경우 다음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 ‘Find It, Fix It’ 앱 사용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
- 온라인 신고 양식 작성
- 206-684-ROAD(7623)로 전화
- 684-ROAD@seattle.gov로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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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KING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