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게시판

법륜 스님의 하루: 2014.9.4 세계 100회 강연(10) 폴란드 바르샤바

작성자
폴란드
작성일
2014-09-07 15:11
조회
480

법륜 스님의
하루
2014.9.4 세계 100회 강연(10) 폴란드 바르샤바


“폴란드 남편과 살고 있어요. 폴란드 식으로 아이들이 배우고 있어요. 한국의 문화에 대해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데, 한국말도 하나도 할 줄 모르는데 어렸을 때 한국에 대해서 조금씩 이야기해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게 좋을지, 나중에 대학 다니고 커서 관심을 가지게 할지, 그냥 놔두는 게 좋을지요?” 

“애국적인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살펴볼 때, 아이가 폴란드어 밖에 모른다던지, 폴란드어와 영어 밖에 할 줄 모른다는 것이 이 아이의 미래에 훨씬 활동 영역을 넓혀줄까요? 한국어까지 자유롭게 할 줄 아는 것이 이 아이의 미래에 선택의 폭을 넓혀줄까요?

예전에는 미국에 있는 교민 2세들이 한국말을 거의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30년 전에 교민 1세대가 미국에 갔을 때는 한국이 굉장히 가난했지 않습니까. 첫째는 1세대가 먹고 살기 바빠서 아이들 관리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둘째는 한국에 태어나서 살던 부모도 미국이 좋다고 미국으로 왔는데 미국에 태어난 아이가 미국에서 살지 한국으로 갈 일은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한국말을 안 가르치고 한국 문화도 안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지금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교민 아이들은 거의 다 한국말을 잘 합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그것은 미국에 사는 교민 아이들이 한국말까지 할 줄 아는 것이 자신의 직업 선택과 활동에 유리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불리한 것이 아니라, 한국말을 할 줄 앎으로 해서 삼성, 엘지, 현대 등 한국 기업에 취직하는 게 훨씬 더 수월해졌습니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짐으로 해서 교민들의 문화가 바뀐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통일이 되면 더 크게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통일이 안 되어도 한국의 국가적 위상은 지금 세계 14위 정도인데, 아마 통일이 되면 10위권 안에도 들어갈 수 있게 되거든요. 그리고 군대에서 일어난 폭력이나 세월호 사고 등 여러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류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측면도 굉장히 많거든요.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빠는 폴란드를 이야기하고 엄마는 한국을 이야기하는 갈등 구조가 아니고, 오히려 어릴 때부터 폴란드인으로 살면서도 자연스럽게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아이의 미래에 훨씬 유리합니다. 그리고 한국문화나 글을 배우게 할 때는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고 어릴 때부터 편안하게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엄마가 조금 더 지혜롭다면 자연스럽게 1,2년 만에 한 번씩 한국에 데려가서 한국 여행도 하고 한국 문화도 체험하게 하면 좋습니다. 본인이 관심을 가지면 한글학교도 다니게 하고, 폴란드에서 대학을 다니더라도 한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갔다 오게도 하고, 이것이 이 아이가 폴란드인으로 성장하는데도 훨씬 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대신 강요를 하면 안 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엄마가 아이하고 얘기할 때 한국말로 얘기하면 세 살 때까지는 각인 작용이 일어납니다. 또 어린이 때는 각인에 준할 만큼 기억이 오래 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편안하게 엄마가 한국말을 씀으로 해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게 제일 좋아요. 그런데 엄마가 몰라서 그렇게 안 하고 폴란드식으로 키웠다면, 그래도 엄마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의 무의식에는 한국의 까르마(업식)가 깔려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자연스럽게 접근하면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갑자기 접근하면 아이가 당연히 거부 반응을 일으키죠. 그래서 돈이 조금 들더라도 한국에 여행을 가서, 설악산도 구경하고, 경주도 다녀오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도 보고, 이렇게 하면서 아이에게 한국에 대해 조금 호기심을 유발시키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집에서도 엄마가 한국말을 쓰거나 한국 얘기를 하거나 해서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호기심을 먼저 불러일으킨 후에, 본인이 스스로 한국말을 한번 배워볼까 할 수 있도록 자발성을 일으키는 것이 학습 효과가 높습니다. 그래서 동기유발을 자꾸 해주세요. 아이와 대화하면서 엄마가 지혜롭게 기회 제공을 해줘야 합니다. 

요즘 한국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폴란드 사람들도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배우잖아요. 그런데 왜 엄마가 한국 사람인데 그런 기회를 제공 못할까요? 만약에 엄마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아이가 더 한국에 거부 반응이 있다면, 엄마에 대한 거부 반응 때문에 그래요. 엄마를 싫어하는 감정을 아이가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면 한국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만약에 그런 문제라면 엄마가 반성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아이를 데리고 한국에 여행을 한번 다녀오세요. 너무 한꺼번에 많이 가르칠려고 하지 말고, 아이가 한국에서 좋아할 만한 역사 유적이나, 문화체험을 하게 하면서 아이에게 호기심을 유발시켜 보세요. 그렇지 않으면 엄마가 시간될 때 아이를 여기 폴란드 한국문화원에 데리고 나와서 차도 마시고 놀고 하면 좋겠다 싶어요.” 

스님의 답변에 질문자도 밝게 웃었습니다. 외국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게 되면 아이 교육 문제가 늘 고민이 되기 쉬운데, 스님께서 지혜로운 방법을 알려주셔서 참석한 교민들도 모두 공감하며 기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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