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우에게
친우에게
어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우리의 삶 뿐일까?
휘청 흔들리던 풀잎
휘청 지나가던 사랑
어찌, 아니 흔들린다 하면 우리의 삶 아니라 할까?
그렇게 돌아보니
돌아가신 아버님이 우리의 지금 나이 즈음일 듯 싶다.
세월은 자그마한 체구의 손발에 머물어
당최 지나간듯 싶지도 않게
나의 기억에서나 지워지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잊어버린 기억은 우리 아버지의 입속에서는
순서도 없이, 막무가내로 새치기도 하고 넋 놓고 늑장도 부리기도 한다
문득 어엿븐 처녀의 엄마가 새로워
곁으로 있는 할머니의 이름을 묻는다.,
우리 마누라 어디 가고,
잔소리에 수십년 전 미운 직장 상사가 되었다
며느리에게 깍듯한 존대는
기억하기 전의 누구인 줄 모른다 하고
순간 돌아 오는 시간에는
손녀들의 나이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돌아다 보니
남은 것이
설합 속 꽁꽁 묶여 있는 기억들 뿐이랴
그렇게 돌아다 보니
친우도 나도
어느덧 기억이 되는 구랴....
이제사 듣는 아버님의 부고에
멀리 있는 이유로 그저 기억만 들쳐내고 만다
흑석동 마루에서 반주를 드시던 모습으로 들쳐내고
어느덧 인사로 기억을 덮는다.
이별이라
누구인들 아쉬울리 없다 하지만
이승과 저승에서 만난 부모와 자식의 연은
잊으려한들 아려운 것이라 한다.
마음의 어려운 시간에
친우로 불리는 이름으로 위안이 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이
이별의 후에
만남을 맞아 할아방이 되었다 하니 축하도 함께 보내려 하이.
집안 식구 모두의 건강을 위해...
다시 쓸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