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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서방의 세상이야기(감자와 울 엄마)

작성자
Nick'sgranpa
작성일
2020-08-01 02:12
조회
433

박 서방의 세상이야기(감자와 울 엄마)


--


아래 글은 한국 xx요양병원에서 요양을 잘 한 걸로 알았던 친구, 고(故) 박xx 형이


떠난 지 몇 해가 되는데 어제 밤 꿈에 보여 그 친구를 생각하다 전에


그 요양병원에 올렸던 기억이 나서 다시 이글을 여기에 올려봅니다.


.


형, 이젠 대장암 아프지 않지?


고생했었어.


그 딴 것 누가 만들어 가지고 생사람 잡고 그래..


좋아 하는 사람도 없는데...


.


푹 쉬고 다음에 연이 되면 또 봤으면 해...


형, 잘 있어... 꼭 나 만나러 와....


---


---


오래전 젊은 시절 비 오는 어느 날 퇴근길에 몇몇이 목로주점(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나누면서 한 친구가 자기가 어릴 때 생활이 너무 어려워 겨울 저녁엔


대부분 감자로 대신하곤 하였는데 그 감자의 수자가 늘 7개였다고 하였다.


.


그의 어머니가 7개의 삶은 감자를 소쿠리에 담아 식탁에 올려주시면


누나와 둘이서 먹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하면 누나 보다 하나를 더 먹을 수가 있을까


하고 하루는 꾀를 낸 게 처음 집을 때 아주 작은 것을 골라 먹으면


일부러 빨리 먹지 않아도 네 개를 먹게 되었다고 했다.


.


우리는 그 소릴 안주로 해서 킥킥 웃으면서 소주를 들이키며


강 건너 일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가볍게 귀 밖으로 흘러 버리곤 했었지.


.


그런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려웠으면 저녁마다 밥 대신 감자로 끼니를 때웠을까.. 측은한 생각이 든다.


.


그런데 당시 이런 일이 그 집 하나만의 일은 아니었다.


나 역시 먹은 만큼 키가 커진다는 나이에 겨울의 저녁은


정말 지겨울 정도로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우리 집의 아픈 과거가 있다.


.


그 당시 우리 집만이 아닌 농촌엔 가을에 밭에서 뽑은 무청을


처마 밑에 달아 말렸다가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겨울의 저녁이면


이걸 물에 불리고 여기에 쌀알 몇 톨을 넣고는 죽을 끓여 저녁 한 끼로 먹는다.


.


이게 “시래기 죽” 이라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양껏 먹었으면 하는 게 당시의 원이었다.


.


어떤 집은 소나무의 겉껍질을 벗기고 속껍질을 물에 보름 정도 담가두었다가


불어나면 여기에 쌀 알 몇 톨을 넣어 죽을 끓여먹는 집도 있었다.


.


그런데 이들이 이걸 먹고 나면 얼굴이 퉁퉁 붓게 된다.


그러면 이듬해 봄에 쑥이 나오면 이걸 캐서 국을 끓여 먹고는 그 부기를 내리곤 했다.


.


그래서 당시의 농촌의 아낙네들은 들판에 새싹이 움트는 그 때까진 식구들을


연명케 해야 했기 때문에 입에 삼켜 죽지 않을 것이면 무엇이던


식구들의 입에 넣게 했던 게 나의 어머니, 우리들의 엄마들 이었다.


.


맛있는 건 아니라도 배불리는 못 먹여도 새끼들 굶기지 않으려고


그래도 죽이나마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엄마들은 해 질 녘이면


부엌 아궁이에 머리를 처박고 불을 지폈다.


.


그런 엄마들의 처녀 때의 고운 얼굴은 다 어디로 가고 얼굴엔 시커먼 손 자욱이


여기 저기 묻어 혹시나 자식들이 볼 세라 아무렇게나 손등으로 이래저래 훔치다 보니


.


호랑이 가죽 같아도 부엌에 아이가 들어오면 연기 난다고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부지깽이 든 손으론 아이를 밖으로 밀쳐내곤 했던 우리들의 엄마들..


.


이 눈물은


연기로 인한 눈물이었을까,


아님, 새끼들 배불리 못 먹이는


가난의 설움에서 오는 에미의 한(恨)의 피눈물이었을까?


.


그래도 어느 누구에게 원망의 빛 하나 없이 꿋꿋하게 살아주신 우리의 엄마들..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벽에 붙은 색 바랜 사각 틀 속에


살포시 미소를 담고 영정 속에 계신 우리의 엄마..


이 엄마는 나의 엄마만이 아닌 우리들 모두의 엄마들이다.


.


가난이 무슨 죄이던가?


사람에게 내리는 형벌 중, 가장 혹독한 벌이 굶겨죽이는 아사(餓死)라고 했다.


.


이렇게 그렇게 살다가 한 세대가 가고 다시 우리가 가고 해서


산 자는 가고 또 태어나고 해서 이렇게 사는 게 우리들의 삶이다.


.


어제 저녁으로 감자를 먹자면서 집 사람이 삶아 낸 감자를 먹다보니


갑자기 지난날의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웠다 해서 불우했다거나 불행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


이제 이 나이에 뭣이 부러우랴,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다가 때가 되면


누구를 원망하는 일도 미워하는 일도 없이 홀연히 떠날 수 있는 마음으로 살아야지....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칠갑산 (노래 주병선)


콩밭 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


 

전체 2

  • 2020-08-02 19:25

    나옹선사 (1262-1342) ;

    고려 말기의 고승, 공민왕의 왕사.

    1339년 이웃 친구의 죽음에 무상을 느껴 출가한 후

    중국 원(元)나라에서 지공화상(指空和尙)을 만나 2년간 수도(修道)

    조선조 왕사 무학대사(無學大師)가 그의 제자 32명 중 한사람

    ==

    靑山兮要 我以 無語 (청산혜요 아이 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

    蒼空兮 要我以 無垢 (창공혜요아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

    聊無愛 而無憎兮 (료무애 이무증혜)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

    如水 如風 而終我 (여수 여풍 이종아)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2020-08-02 20:49

    I like your Chin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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