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고 살면 좋을 말(일)(6 회)(그까짓 거 뭐?)
<고치고 살면 좋을 말(일)(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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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에 이어
욕먹을 각오하고 이 글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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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까짓 거 뭐? ”
오랜만에 한국엘 가서 가까운 사람들과 얘길 나누다 친구들의 근황을
묻게 되었는데 개 중에 한 친구가 뇌물 수수 죄로 몇 년 형을 받아
국립호텔 신세를 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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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 집은 모아둔 돈도 없어 생활이 말이 아니더라고 하면서
그 친구, 그 까지 몇 천 만원 받은 것 가지고 너무 했어.
정말 보기가 딱해. 재수 없이 걸렸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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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공직에 있다가 이민을 왔으니 친구들이 거의가 공직에 있거나
아니면 퇴직한 공무원들이라 이런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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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도 한국에 살고 있었고 공직을 계속 했더라면
나는 과연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란 장담을 할 수 는 없지만
한국을 떠나 다른 문화에서 젊어서 하던 일과는 아주 거리가 먼
Blue color 에 있다 보니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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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까짓 돈 몇 천 만원 가지고 구속이 다 되네..?
그게 무슨 돈이야, 지금 몇 억씩 먹고도
끄떡없이 지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친구 안 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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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하는 친구는 당시 현직 공무원이었다.
스스럼없이 이런 말을 하고 듣고 있는 지인들의 말과 표정에
난 나의 지난날을 반추해보며 현실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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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 못 된 것인가?
뇌물수수죄로 고생하는 친구는 결과는 바르게 된 것이고
이런 말을 들려주는 현직에 있는 이 친구는 바르지 못한 공직자의 자세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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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라도 잘 못을 덮고 지나치려는 건 관용성이나 대범성이 아니다.
이는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그까짓 거 쯤” 하는
잘 못된 사회풍토가 이렇게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얼마큼이 “그까짓 거”의 범주에 들어가나?
저수지의 큰 둑이 무너지는 것도 개미 구멍에서 시작한다
...
옛날 기지가 넘치는 정수동의 얘길 보면
어느 날 어린 아이(6살)가 방구석에 떨어져 있는 엽전을 하나 보고는
그걸 집어 장난을 하고 놀다가 그만 삼켜버리게 되어 야단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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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놀란 아버지가 어떻게 할 방법을 몰라 아이를 데리고 정수동에게 갔다.
...
“큰일 났어요. 우리 아이가 돈을 먹었어요.”
정수동, “ 누구 돈 인데요?”
아버지, “물론 내 돈이지요.”
정수동, “ 얼마나 먹었는데요.”
아버지, “엽전 한 잎요.”
정수동, “괜찮아요. 그까지 거 쯤 먹고야 뭘..”
아버지, “알았습니다.” 하고는 애를 대리고 나오면서 속이 상해서
애의 등을 탁 쳤다. 그 순간 애가 엽전을 토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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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동, 이들이 저만치 가는 걸 보고는
“남의 돈도 먹는데, 제 애비 돈 한 푼 정도 가지고 뭘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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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질은 국민의 질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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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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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천
정수동 얘길 올리고 보니 고 정(이)주일 씨가 생각이 나서 한 자 올린다.
그는 생전 무대에 나오면
첫 말이 “못 생겨서 미안합니다!”로 인사에 대한다.
그런데 얼마나 못 생겼으면 스스로 그런 말을 할까 하고
당시 김희갑 선생을 거론 하면서 이주일 씨에게 어떤 기자가 물었다.
“이주일 씨 생각으로는 김희갑 선생과 누가 더 못 생겼다고 봅니까?”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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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거와 재주 등으로 보면
그 분이야 한 세기에 한 사람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이고
나야 반세기에 해당 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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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결국 생김새는 김희갑 씨 보다는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 하자,
“뭘 그렇게 사람 곤란하게 꼬치꼬치 물어요, 보면 그대로 알텐데 뭘...
미안합니다. 못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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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이주일 씨의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일행과 더불어 뉴욕에 가게 되어 아침 식사를 하려고 McDonalds 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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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영어가 안 되어 일행이 그래도 말을 잘 하는 이주일씨가 시키라고 하자.
그는 주문을 했다.
일행이 13명이라 햄버거 13개를 주문했는데 나오긴 30인분이 나와 다들 놀랐다.
이 때 주문을 하면서 13을 thirteen[ㅅ더(어)ㄹ. 티인 ́]으로 해야 할 걸
30 thirty[ㅅ더(어)리] 라고 했는데
주문을 받는 직원이 다시 물었다.
직원이 량이 많아 확실하게 하려고 되 물었다. “thirty[ㅅ더 ́.(어)리이] ?” 하자
이에 이주일 씨가 yes라고 했었다. 이 게 잘 못이었음이 나중에 알았다.
13을 thirteen[ㅅ더(어)ㄹ.티인 ́]이라고 해야 할 걸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먹어 둡시다. 오늘 할 일도 많으니 많이 먹어둡시다. 해서
일행이 그걸 다 먹으면서도 크게 웃었다는 일화가 그 당시 신문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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