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지 않는 영어 - 생존 생활영어로 버티기

t27367 2022.05.16 04:52 조회 수 : 167

영어가 늘지 않는다. 그래도 버티고 있다. ‘생존 전투영어’로 얼버무리는 중이다. 이민 초창기 영어 울렁증이 심했다. 캐시어로 일하며 ‘Pardon? Excuse me?’를 하루 수 백번씩 되풀이했던 듯 싶다. ‘올드 잉글리쉬’를 카운터에 올려 놓으며 일부러 슬랭 섞어 말을 붙이곤 “그것도 못알아 들어?”란 표정을 짓던 흑인 여성이 생각난다. 말을 못하는 나를 보며 잠시 ‘지적 우월감’에 도취한 표정, 잊히질 않는다. 

 

관공서에 전화라도 할라치면 울렁증은 공포로 바뀐다. 전화 한 두시간 전부터 몇 차례 시뮬레이션을 한다. 불안을 떨칠 수 없으면 할 말을 적어 옆에 두어야 맘이 편하다. 얼굴 표정과 바디랭귀지로 때려 잡을 수 없으니 ‘유선 너머 영어’는 지금도 힘들다 묻고 싶은 것 묻고, 따져야 하면 득달같이 따지는 경지에 이르렀다. 영어가 늘어서가 아니다. 뻔뻔해 졌다. “그래 나 영어 못한다. 알아 들을 수 있는 것만큼 알아듣고 답을 하란 말이다” 대충 이런 심보다. 문장을 만들 수 없이 머리가 하얗게 되는 순간에도 단어 몇 개만으로 내 뜻을 전할 수 있는 ‘대범함’도 생겼다. 

 

언어는 학문이 아니다. 의사소통의 도구다. 상대가 하는 말 전부를 이해하지 않고도 서로가 원하는 바를 소통할수 있으면 언어의 기능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문법이 틀려도 th사운드에 굳이 혀를 빼 말하지 않아도생활엔 전혀 지장 없다. ‘구린’ 발음 때문에 당했던 불쾌한 경험에 너무 아파하지 않기로 했다. 듣는 사람의 몰상식하고 덜 떨어진 배려심이 문제지 내 발음이 문제란 것이 아님을 현재 직장동료들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같은 한국어로 말해도 상대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을 닫으면 발음이고 뭐고 소통이란 것이 안되는 시대다. 문제는 발음이나 영어실력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려는 배려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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