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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7 개 ==

작성자
Nick'sgranpa
작성일
2022-06-30 23:48
조회
901

== 감자 7 개 ==


오래전 젊은 시절 비 오는 어느 날 퇴근길에 몇몇이 목로주점(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나누면서 한 친구가 자기가 어릴 때 생활이 너무 어려워


겨울 저녁엔 대부분 감자로 대신하곤 하였는데


그 감자의 수자가 늘 7개였다고 하였다.


 


그의 어머니가 7개의 삶은 감자를 소쿠리에 담아 식탁에 올려주시면


누나와 둘이서 먹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하면


누나 보다 하나를 더 먹을 수가 있을까 하고 하루는 꾀를 낸 게


처음 집을 때 아주 작은 것을 골라 먹으면


일부러 빨리 먹지 않아도 네 개를 먹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는 그 소릴 안주로 해서 킥킥 웃으면서 소주를 들이키며


강 건너 일처럼 아무런 생각도 없이 가볍게 귀 밖으로 흘러 버리곤 했었지.


 


그런데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려웠으면


저녁마다 밥 대신 감자로 끼니를 때웠을까 하는 측은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당시 이런 일이 그 집 하나만의 일은 아니었다.


나 역시 먹은 만큼 키가 커진다는 나이에 겨울의 저녁은


정말 지겨울 정도로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우리 집도 아픈 과거가 있다.


 


그 당시 우리 집만이 아닌 농촌엔 가을에


밭에서 뽑은 무청을 처마 밑에 달아 말렸다가


먹을 것이 없어지는 겨울의 저녁이면


이걸 물에 불리고 여기에 쌀알 몇 톨을 넣고는 죽을 끓여 저녁 한 끼로 먹는다.


 


어떤 집은 소나무의 걷 껍질을 벗기고


속을 물에 보름 정도 담가두었다가


불어나면 여기에 쌀 알 몇 톨을 넣어 죽을 끓여먹는 집도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이걸 먹고 나면 얼굴이 퉁퉁 붓게 된다.


그러면 이듬해 봄 새 쑥이 나오면 이걸 캐서 국을 끓여 먹고는 그 부기를 내리곤 했다.


 


그래서 당시의 농촌의 아낙네들은 들판에 새싹이 움트는 그 때까진


식구들을 연명케 해야 했기 때문에 입에 삼켜 죽지 않을 것이면


무엇이던 식구들의 입에 넣게 했던 게 나의 어머니, 우리들의 엄마들 이었다.


 


맛있는 건 아니라도 배불리는 못 먹여도


새끼들 굶기지 않으려고 그래도 죽이나마 큰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엄마들은 해 질 녘이면 부엌 아궁이에 머리를 처박고 불을 지폈다.


 


그런 엄마들의 처녀 때의 고운 얼굴은 다 어디로 가고


얼굴엔 시커먼 손 자욱이 여기 저기 묻어


혹시나 자식들이 볼 세라 아무렇게나 손등으로 이래저래 훔치다 보니


호랑이 가죽 같아도 부엌에 아이가 들어오면


연기 난다고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부지깽이 든 손으론 아이를 밖으로


밀쳐내곤 했던 우리들의 엄마들..


 


이 눈물은


연기로 인한 눈물이었을까,


아님, 새끼들 배불리 못 먹이는


가난의 설움에서 오는 에미의 한(恨)의 피눈물이었을까?


 


그래도 어느 누구에게 원망의 빛 하나 없이 꿋꿋하게 살아주신 우리의 엄마들..


그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벽에 붙은 색 바랜 사각 틀 속에


살포시 미소를 담고 영정 속에 계신 우리의 엄마..


 


가난이 무슨 죄이던가?


사람에게 내리는 형벌 중, 가장 혹독한 벌이 굶겨죽이는 아사(餓死)라고 했다.


이렇게 그렇게 살다가 한 세대가 가고 다시 우리가 가고 해서 산 자는 가고


또 태어나고 해서 이렇게 사는 게 우리들의 삶이다.


 


어제 저녁으로 감자를 먹자면서 집 사람이 삶아 낸 감자를 먹다보니


갑자기 지난날의 어려웠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웠다 해서 불우했다거나 불행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


 

전체 6

  • 2022-07-01 00:02

    여러분은 

    먹을 것이 없어 저녁마다 죽으로 대신해 본적이 있습니까?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극형 중에 극형이 굶어죽는 "아사"라고 한다.


  • 2022-07-01 01:17

    Capture.PNG

    감자가 더 훌륭한 건강 음식입니다!!!

    첨부파일 : Capture.PNG


    • 2022-07-01 03:24

      아이고 그렇습니까?

      그런데 그 당시는 영양가 소리는 알지도 못 했고

      무었이든 배 불리 먹을 수 있으면 족하고

      거기에 쌀밥에 고기반찬이면 진수성찬이었지요.

      그렇게 감자가 영양가가 있어 그런 것 먹고도 우린 버텨났는가 봅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2022-07-01 05:49

    좋은글 감사합니다. 

    먹고 살기 어려워도 따뜻한 정이 있었는데...


  • 2022-07-01 17:44

    ==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픈 나이에 어느 가을 해 질 녘에

    옆집 할머니가 밭에서 고구마를 캐서 소쿠리에 담아 우리 집 앞을 지나가시는데

    갓 캐어온 고구마라 색깔이 불그스레한 것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하나 먹어봤으면 하고 침만 삼켰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날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가신다.

    정말 한 번 먹었으면 했는데... 그 할머니가 나에겐 좀 인색해 보였다.

    다 지난날이구먼...

     

    학교를 마치고 올 때 동무들과 같이 무 밭에 들어가 뽑아서 흙을 대강 털고

    앞니로 껍질은 벗기고 아작 아작 배어먹고 했었지.

    물이 없어 입을 못 닦고 집에 오면 엄마에게 혼이 나곤 했었지.

    어떻게 아시는 지 입 만 보시고도 또 무 훔쳐 먹었구나 하시고....

    ==

    배가 고팟어도 그 때가 도로 왔으면 한다.

    그 시절 동무들과 같이 보낸 시간이 그립다. 


  • 2022-07-01 17:51

    옛 생각

     

    1. 

    뒷동산 아지랑이 할미꽃 피면

    꽃댕기 매고놀던 옛친구 생각난다

    그시절 그리워 동산에 올라보면

    놀던바위 외롭고 흰구름만 흘러간다

    모두다 어디간나 모두다 어디간나

    나혼자 여기서서 지난날를 그리네

     

    2.

    그시절 그리워 동산에 올라보면

    놀던바위 외롭고 흰구름만 흘러간다

    모두다 어디간나 모두다 어디간나

    나혼자 여기서서 지난날를 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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