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및 강박장애: 양상과 원인

 

  COVID-19이 전세계를 침범하는 강력한 전염질환이 되면서 평소 불안을 많이 경험하지 않던 사람들조차 숨쉬고 만지는 모든 것들에 민감해지고 불안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평소 불안장애, 특히 공황장애 Panic Disorder나 강박장애 Obsessive-Compulsive Disorder를 앓던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에 더 위협을 느끼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을 경험하고 이는 당연하고 일반적이지만, 굳이 “장애disorder”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는 불안의 정도가 심각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됨을 말합니다.

 

  공황장애란 갑작스런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지고 호흡이 곤란해지며 진땀을 흘리고 사지에 마비감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강박장애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불안을 통제하려는 심리가 깔려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현실처럼 전염성 바이러스가 비말감염이나 접촉감염으로 전파된다는 정보가 모두에게 공유되어 있는 상황에서, 공황장애나 강박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양상을 보일 수 있을까요?

 

  “내가 저 상점에 들어가서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저 안에 누군가 감염된 사람이 있을텐데 그 사람이 기침이라도 하면? 그 사람이 만진 물건을 내가 만지면? 그럼 나는 어떻게 되지? 그러다 저번처럼 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숨이 막혀서 쓰러지면 어떻게 하지? 심장발작이 오는 건 아닐까? 누가 도와줄 수 있지? 심장 제세동기는 있을까?...”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의 경우입니다. 첫번째 공황발작 Panic Attack을 경험하고 나면 그런 상황이 다시 일어날까봐 극심한 공포를 갖게 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어떤 상황도 피하려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포는 공황발작을 경험하게 될 것에 대한 또 다른 거대한 공포가 됩니다.

 

  “이 엘리베이터는 관리자들이 매시간마다 소독제로 닦는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또 공기 청정제도 함께 뿌린다는 걸 체크했지. 그러니까 괜찮을거야…하지만 조금 전에 감염자가 여기 탔을지도 모르잖아…음…혹시 내가 금방 이 손잡이를 만졌던가? 아닌 것 같은데… 아니야… 만졌을지 몰라. 음. 아니지, 이렇게 짐을 든 채로는 손이 안 닿지. 아니야, 아까 짐을 들어올리면서 손잡이를 친 것 같아. 아! 그럼 어떡하지? 내가 감염되면, 우리 아이들한테도 옮길텐데? 우리 식구들 전부 격리되면 어떻게 하지?... 손을 얼굴에 대면 안돼. 절대 안돼. 이대로 움직여선 안돼…그런데 아까 혹시 이 손을 얼굴에 대었던 거 아닌가? 아까 그랬던 것 같은데, 내가 이 손을 이렇게 움직였던가...” 

강박장애의 경우입니다. 이처럼 불안을 통제하기위해 끝없는 생각과 확인의 연쇄반응이 이어집니다. 마음 속 이러한 생각들은 현실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과 구분되어지지 않고, 불안과 공포는 생각을 떨쳐내려고 할 수록 더 커집니다. 

 

  원인의 측면을 살펴보면, 최근까지의 연구는 가족의 유전적 소인에 가장 큰 무게중심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부모님 중 한 쪽 가계Family Line라도 불안 감수성 Anxiety Sensitivity이 큰 경우로서, 불안장애에는 이러한 유전적 소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발달과정상에서의 환경적 요인, 즉 부모나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성 및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들도 원인이 되는 반면, 불안장애의 원인을 그 개인의 삶의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 갈등이나 특정한 충격적 사건을 통해서만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증상을 유발하는 자극들Triggers은 다양합니다. 스트레스 및  그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진된 상태가 자극요인이 됩니다.

스트레스의 경우 부정적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심지어 긍정적 스트레스 또한 전체적인 안정성의 동요를 가져오면서 증상의 유발인자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로서, 직업을 잃어서 오는 충격 뿐만 아니라 갑자기 승진을 했다는 소식을 듣는 경우도 불안장애의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을 발현시키는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육체적 소진Physical Exhaustion의 경우는 충분히 먹고, 자는 것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나 너무 많은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도 포함됩니다.

정신적, 정서적 소진 Mental and Emotional Exhaustion은 가까운 사람과의 헤어짐, 사별, 질병, 트라우마와 관련이 깊습니다.

 

  결국 유전적 소인에 환경적 요인이 결합되어 원인의 배경을 형성하고, 그에 더해 특정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심각해진 어느 시점에 자극이 되어 불안장애 증상이 시작된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장애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용감하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던 강인한 성격이었던 경우도 많고, 직업군으로 보아도 경찰, 소방관, 군인들처럼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 또한 불안장애를 앓는 빈도가 높습니다. 이는 직업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의 누적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한 불안장애를 겪는 것이 정신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는 가정이 적절치 않음을 확인하게 해줍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공황장애 및 강박장애의 사례를 분석하고 그 치료적 접근들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Dr. SUJIN RHI

한의사(한국(한의 신경정신과), WA), 미국 공인 정신분석가(NCPsyA)

intinst.edu@gmail.com

720.207.8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