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에 관한 생각

purecore 2022.04.25 11:26 조회 수 : 63

어린 시절부터 경쟁적이고 바쁜 삶에 익숙한 우리는 그 속도에 함께 발맞추지 못하는 이들을 보며 “부적응”, “낙오”와 같은 단어들을 곧잘 떠올립니다. 이런 사회의 분위기를 제일 잘 반영하는 의학용어를 고르라면  ADHD나 ADD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혹은 ADD라는 용어는 의학적 정의를 넘어서서 세 살 아이에서 심지어 오십 대 어른에 이르기까지 집단 사회가 기대하는 공동의 체계와 효율의 극대화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낙오된 자의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ADD를 다룬 중요한 책들 중에 Dr. Hallowell과 Dr. Ratey의 “Driven to Distraction”과 Dr. Diller의 “Running on Ritalin”가 있습니다. 이 두 권의 저자들은 상당히 다른 태도로 ADD를 대합니다. “Driven to Distraction”의 저자들은 보다 확신이 담긴 어조로 ADD의 일차적 원인은 뇌신경학적 문제이며 가족과 학교, 사회에서의 환경적 요인들은 보다 2차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충동성, 산만함, 현저히 저하된 학업 및 업무 성취도, 그리고 낮아진 자존감으로 이어지는 삶에서, ADD라는 진단을 받음으로서 이유를 알게 되고 Ritalin과 같이 적절한 약물을 복용하게 됨으로써 삶의 질이 바뀌는 과정을 강조합니다.

 

 이에 반해 Dr. Diller의 저술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하지만은 않습니다. 소아 정신과 의사로서 그는 충동성과 산만함을 보이는 아이들을 여러 차원에서 살피면서 가능한 한 가족 및 주위 환경과 아이들이 조화를 이루어 약물 사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집중합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이미 아이들이 집에서 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일으키는 문제들로 인해 너무나 지친 상태로 진료실을 방문합니다. 예로써, Dr. Diller는 한 부부가 자신들의 불화와 일에 대한 몰두로 아이와는 정서적으로 거의 애착을 맺지 못하고 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아이는 약물을 반드시 써야 할 상태는 아니었지만 엄마는 다만 Ritalin처방에만 희망을 두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자신에게 묻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미 저렇게 힘들어한다면, 내가 약물을 쓰지 않고 가족 전체의 문제를 상담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는 불편한 마음을 안고 아이에게 Ritalin을 처방합니다. 아이는 복용 후 이미 다음날부터 훨씬 차분해지고 부모가 보다 “감당할 수 있는” 아이가 되어갑니다. 그렇게 부모가 아이에 대한 안정감을 회복한 후에야 Dr. Diller는 아이의 아빠 엄마와 제대로 상담을 시작합니다.

Dr. Diller는 Ritalin의 사용이 아이 하나의 문제만이 아닌 가족과 학교, 사회가 가진 문제와 또 그에 팽배한 분위기의 산물이자 역으로 그 문제들을 보완해주거나 혹은 덮어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많은 고민을 이 책에 담아 내었습니다. 

  

  그 중 인상적인 내용 두 가지는 Politically Correct Parenting과 Cosmetic Ritalin이라는 내용입니다. 

흔히 말하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양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무의식적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사랑을 최우선에 두는 좋은 부모가 되어야 할 필요성을 말합니다. 이는 정신분석과 Dr. Spock 과 같은 의사들의 영향을 받아 1950-60년대 이후 미국사회에 퍼지게 되는데, 아이들이 일으키게 되는 문제는 모두 부모의 영향이며 아이들의 정서는 취약하므로 부모가 허용하고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중요하다고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나 충동성, 산만함, 공격성 등의 특징이 보이는 아이들에게는 그에 맞게 부모가 보다 강한 훈육의 틀을 세우고 통제와 질서를 가르칠 필요가 있는데도 많은 부모들이 이에 실패하게 되었다는 것이 Dr. Diller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Cosmetic Ritalin”이라는  소제목 하에  Dr. Diller는 Ritalin이 질병의 치료에 쓰이는 것을 넘어 현대사회에서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보조제가 되는 상황에 대해 염려합니다. 예를 들어 주의 집중력이 부족하거나 더 필요하다고 느끼고있는 경쟁 관계의 학생 두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Ritalin처방을 보다 쉽게 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아마도 이 학생들은 증상을 보다 심각하게 호소하면 Ritalin 처방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A는 공부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의 능력의 한계로 받아들이며 공부해서 낮은 시험점수를 받습니다. 반면에 A와 비슷한 학습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B는 Ritalin을 복용해서 짧은 시간 내에 상승한 집중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는데 성공합니다. 누구라도 B와 같은 선택을 뿌리치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Ritalin복용이 차후에 가져올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다 알지 못하며, 또한 아이들이 Ritalin  복용 여부에 자신의 능력이 좌우되는 상황으로 인해 자존감에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지 부모와 의사는 진지하게 질문해야 한다고 Dr. Diller는 말합니다. 

 

  우리의 정신이 분주할수록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의 내용을 깊이 소화하는 것은 어려워집니다. 나와 우리의 아이들이 무엇을 겪고 있는가를 성찰하기 보다는 사회에서 괜찮다고 여겨지는 기준에 맞추어 사는 것으로 그 성찰을 대신하게 됩니다. 우리의 정신은 그렇게 해서 강박적이 되고 피폐해져 갑니다. 그리고 아이들도 우리와 마찬가지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뇌신경학적 문제가 두드러져서 Ritalin과 같은 처방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아이들이 분명 있지만, 아이의 내적 세계를 들여다보고 그 경험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을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겠습니다.

 

Reference

Edward M. Hallowell & John J. Ratey.  Driven to Distraction

Lawrence H. Diller.  Running on Ritalin

 

 

Dr. SUJIN RHI

한의사(한국(한의 신경정신과), WA), 미국 공인 정신분석가(NCPsyA)

intinst.edu@gmail.com

integrativetherapyofsoul.com

720.207.8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