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Roma, 2018)

빌리보이 2020.10.01 21:08 조회 수 : 153

로마(Roma, 2018) – 알폰소 쿠아론

roma.jpg

알폰소 쿠아론은 Three Amigos(멕시코 출신 헐리웃 영화감독 3인방, 나머지 두명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기예르모 델 토로)의 맏형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작인 Children of men 과 Gravity 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냐리투의 Biutiful 이나 델 토로의 판의 미로 같은 작품에 제작자로도 나서며, 헐리웃에서 20여년간 영화를 만들고 있다.

 

영화 제목은 로마인데 왜 이탈리아어가 아니라 스페인어가 나오냐고 묻는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75회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으니, 이탈리아와 전혀 관련이 없지는 않지만, 1970년대 멕시코시티 내 로마지역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한 가족(혹은 유사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니 당연히 모든 대사는 스페인어(혹은 멕시코 원주민어)다. 넷플릭스가 제작과 배급을 맡아서 2018년 겨울에 온라인으로 개봉되었다. 극장 영화만을 인정하는 칸 영화제와는 달리 베니스 영화제는 이 온라인 영화에 그랑프리를 안겨 넷플릭스 최초의 3대영화제 최고수상작이 되었다.

 

덕후 기질이 충만한 델 토로나 진중하고 무거운 주제를 시적 화면으로 풀어내는 이냐리투와는 달리, 쿠아론은 영화 전통의 계승자로 보일만큼 기본기가 충실한 영화 언어로 70년대 멕시코시티의 풍경과 소리 뿐 아니라 화면에서 개똥 냄새가 날 정도의 질감을 경험하게 해준다. 처음 보는 톤의 흑백 화면 안에서 패닝, 틸팅, 트래킹을 통해 보여주는 공간의 깊이는 멀리서 들려오는 거리의 소음과 더불어 아득한 느낌의 시공간을 탄생시킨다. 135분의 상영시간 내내 흑백영화라는 사실을 잊게되는 신기한 경험이다.

 

영화는 어린시절 감독 자신의 유모(클레오)를 중심에 두고,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의 혼란, 클레오의 비극 등 사소하다고 할 수 없는 자전적 이야기 속 사건들을 보여주는데, 아이가 누워 죽은척하며 노는 장면, 개와 함께 들판을 달리는 장면, 파도를 피해 온 가족이 부둥켜 안은 장면 등 수 없이 많은 아름다운 시간을 감독이 직접 촬영하며 담았다. 3년 연속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역시 멕시코 출신의 엠마누엘 루베즈키를 촬영감독으로 섭외하려다 실패했다던데, 괜한 노력을 한 듯 싶다. 이런 영화는 반드시 큰 화면과 좋은 스피커로 보고 들어야 한다. 물리적 시공간을 담은 영화라는 예술(혹은 오락)은 상영되는 조건의 물리적 한계만큼의 체험과 감동을 선사한다. 별 다섯개는 당신 마음에도.

 

번호 제목 날짜 글쓴이 조회 수
318 영화 테넷을 보았다. [1] 2020.10.26 서멋벼 118
317 트라이앵글 - 해외영화 2020.10.08 야훈히 232
316 넷플릭스 영화 코너 맥그리거: 노토리어스 리뷰 2020.10.05 코너맥 243
» 로마(Roma, 2018) file 2020.10.01 빌리보이 153
314 오 문희 리뷰 2020.09.23 비욘세 127
313 그린북 리뷰 2020.09.16 성희 190
312 다만악 리뷰 2020.09.15 제이요시 120
311 오랜만에 상간녀라는 인상적인 영화를 보았습니다. 2020.09.14 성백호 301
310 강철비2 리뷰 2020.09.12 jkown 132
309 쥬라기월드1 리뷰 2020.09.08 강희라 58
308 쥬라기공원3 리뷰 2020.09.08 민기 41
307 영화 사자 리뷰 2020.09.03 addas123 93
306 부동산관련 영화보니까 집사고싶네요 2020.09.02 강지영 222
305 자연은 우리에게 귀와 눈은 두 개씩 주었지만 혀는 오직 하나만 주었다. 그것은 많이 보고 듣되 말은 그만큼 적게 하라는 하늘의 고귀한 뜻일 것이다. - 소크라테스 2020.08.13 서멋벼 136
304 간단명언 모음들 2020.08.11 이미정 96
303 짧은 명언 모음 2020.07.29 안지현 108
302 어른으로 산다는 것 2020.07.16 페퍼민트 68
301 '박병호 돌아왔구나' 키움 홈런쇼… file 2020.07.10 이아영 86
300 영화 더킹 2020.06.16 김준희 421
299 블랙머리 리뷰 2020.06.15 이환 79
298 소셜 네트워크 2020.06.14 이환 191
297 영화도 보고 전세금반환소송에 대해서 알고계세요 2020.06.01 영화만 300
296 쥬라기월드1 리뷰 2020.05.23 강희라 168
295 양자물리학 리뷰 2020.04.01 고수정 313
294 나를 찾아줘 2019.12.08 poop1010 176
293 양자물리학 2019.12.01 박철우 405
292 신의 한 수:귀수편 2019.11.25 poop1010 139
291 가장보통의 연애 file 2019.11.24 박철우 125
290 블랙머니 2019.11.21 poop1010 105
289 겨울왕국 2 (2019) 2019.11.20 젓소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