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가에서

rainrain 2018.12.15 10:13 조회 수 : 183

   겨울 강가에서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  시인 안 도현 님 ----

 

 남이 되지 못하는 우리는 세찬 강물 소리만 듣고 있다

철 없는 세월은 지나가도 조금도 변해 있지 않은 어느 날

살 얼음 깔린 강가에서 

눈은 내리고

어제밤은 부쩍 늙어 있었다.   

 

 우리는 너와 내가 모인 이름이지만

너와 내가 때로는 우리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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