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칼럼

[이웅진의 만남과 결혼]소개 받은 남자가 "춤도 추러 다니지 말라 대학 남자 동기와 연락도 끊으라" 하는데

작성자
SUNOO
작성일
2017-06-21 02:32
조회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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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받은 남자가 "춤도 추러 다니지 말라 대학 남자 동기와 연락도 끊으라" 하는데
몇 달 전이다. 한 여성 회원이 상담을 요청해왔다.








“저는 춤을 좋아해서 발레, 재즈 댄스, 살사, 스윙, 벨리댄스까지 취미로 배웠어요.

대학 때 남자동기와 10여 년째 만나고 있는데, 그 친구는 결혼했고, 와이프도 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만나는 그 사람이 춤도 배우지 말라고 하고, 그 친구와도 연락을 끊으라고 합니다.”


“남자 입장에선 좋아하는 여자를 보호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춤은 그렇다 해도 친구까지 포기하라니···. 친구는 물론 동료라도 남자와는 1:1로 식사하면 안 된다, 설사 상사라도 해도 뭔가 이유를 대고 거절하라고 합니다. 자기 누나는 결혼하면서 알던 남자들한테 전화 올까 봐 핸드폰 번호까지 바꿨다면서 저더러도 그러라고 하네요.

이런 사람이 결혼해서 의처증이 되는 거 아닌가요?”


“관심이 지나치거나 보수적인 분인 것 같네요. 간섭이 심해서 그분과 헤어지고 싶은 건가요?”


“그건 아니고요….”


“00님이 뭘 하든 그분이 아무 상관도 안 했으면 좋겠어요?”


“······”














그의 관심이 싫지는 않은 눈치였다.
10여 년 전에 소개한 커플이 있다. 맞벌이인데, 여성은 직장에서 정시퇴근을 하고, 회식도 1년에 한두 번만 간다. 그러다 보니 직장생활에 어려움이 많이 생겼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그런데도 이직을 할 때 보수가 아무리 많아도 야근이 많은 회사는 절대 안가고, 일찍 퇴근하는 회사만 다녔다.

 


그 이유는 딱 한 가지, 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다.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회사는 다니는데, 남편 간섭이 심하다는 것이다. 퇴근 시간을 조금만 넘겨도 전화기에 불이 난다. 무슨 원격조정이라도 하듯이 따로 있어도 그녀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 정도면 부부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이 얼마나 뜨거운지, 밤 9시만 넘으면 아이들을 각자 자기네 방에 들여보내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이 보면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그녀 표정이 그렇게 편하고 밝을 수가 없다. 그들은 자기 나름대로 방식으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사실 이해가 안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한다. 남들이 의처증이니, 집착이니 해도 당사자들이 괜찮으면 된 거다. 남녀관계는 정의가 없다. 아니 모두가 정의이다.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도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

 


한 여성회원은 소개할 때마다 남성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 인상도 좋고, 직업도 좋아 처음에는 호감을 갖고 만나는데, 만남이 몇 번 진행될수록 남성들이 뒷걸음질을 친다는 것이다. 수시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낸다고 하는데, 그 정도가 병적인 수준이다. 처음에는 그냥 안부 전화였는데, 상대가 안 받으면 불안감이 발동하는 모양이다. 바빠서 못 받겠지, 하면 되는데, 상대와 연락이 될 때까지 계속 전화를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은 처음에는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도 하다가 급기야 질리게 되고, 나중에는 무서울 지경이라고 한다. 다들 “예비 의부증 환자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렇게 집착이 강한 여성들이 종종 있다. 매니저들은 정신병 수준이다, 편집증이다, 의견이 분분했는데, 내가 굉장히 야단을 쳤다.

“회원들을 이해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다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그냥 남들처럼 정상이 아니라고 결론짓고 외면하기에 우리에게는 책임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녀와 얘기를 해보고 나니 상황이 명확해졌다. 3년 사귄 남자와 결혼날짜 잡고 청첩장까지 다 보냈는데, 그 남자가 알고 지내던 여자와 바람이 나서 결혼식 며칠 전에 파혼을 했다는 것이다.

“청첩장 보낸 분들한테 결혼이 연기되었다는 안내장을 다시 보내는데, 독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보란 듯이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요.”

하지만 남자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믿음을 갖는 데는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잘 만나다가도 문득문득 불안감이 든다는 것이다. 그럴 때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화를 건다고 한다.














“두 번 속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남성이 00님한테 그렇게 전화를 해대고 그러면 어떻겠어요?”

“전 그게 더 좋아요. 저를 챙겨주고, 생각해준다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마음이 있거든요.”














남자와 만나면서 그녀가 느끼는 조급증과 불안감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도 그런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에게 일반적인 남성을 소개할 수는 없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의부증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그녀에게 소개할 남성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많은 경험을 쌓았고, 고객 클레임 유형을 분석해서 어울릴만한 상대를 찾아냈다. 그녀의 소개상대는 어떤 사람일까? 이해력 많은 남성? 웬만한 것에는 눈 하나 깜빡 안 하는 강단 있는 남성?

아니다. 만남 상대들로부터 집착이 심하다는 평가를 받는 남성이었다. 그녀와 비슷하다고 무조건 소개를 하려는 건 아니었다. 비슷하다고 서로 이해한다거나 어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를 만난 여성들 대부분은 “결혼하면 의처증 생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와 얘기를 해보니 보수적인 성향이 유달리 강했다. 이런 남성들은 상대를 좋아하게 되면 단속이 심해지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그를 믿게 된 것은 상대에게만 일방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여자가 다른 남자 만나는 거 싫어하는데, 그 역시도 다른 여자를 만날 일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 사업상 중요한 약속이 아니면 집에 일찍 들어온다. 집착이 강하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엄격하게 자신을 단속하는 사람이었다. 지나친 집착이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을 수 있지만, 그것을 관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예비 의부증 여성이 그런 사람이었다.

이렇게 해서 집착이 심한 남녀가 만났다. 그렇게도 상대를 힘들게 하던 두 사람이라 염려스러운 부분도 있었는데, 아직은 여느 커플처럼 잘 지내고 있다. 그래도 인격적인 면이나 품성이 나쁜 사람들은 아니라서 노력하면 잘 될 것도 같다. 만남 결과가 안 좋아도 그것은 잘못 만난 것일 뿐, 그 사람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서로 안 맞는 것이지,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으로 판단할 부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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