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 칼럼

[이웅진의 만남과 결혼]저보고 데릴사위가 되라구요? (2부)

작성자
SUNOO
작성일
2017-08-23 00:15
조회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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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계속>
“난데요. 혹시 외국 가서 살 생각 없어요? 좋은 여성이 있는데….”
“좋죠….”
“그럼, 여성 아버님이 오셨는데, 일단 그분부터 만나볼 수 있나요?”
“본인이 아니라 아버님을요?”
전화기 너머로 당황하는 남성 얼굴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여성은 태평양 건너에 있는데, 가서 만나려면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은 마음을 정하는 게 급선무이므로 이런 발상의 전환이라도 해서 기회를 만드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일단 나를 믿고 아버님 한번 만나봐요.”
“부담 없이 나가도 되는 거죠?”
다시 발길을 돌려 커피숍의 아버님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남성이 있는데, 만나볼 의향이 있는지를 여쭸다. 아버지는 좋다고 했고, 남성과 다음날로 약속을 정했다.





















“대표님. 약속장소가 K호텔이라고 하니까 아버님이 우시네요.”
들어보니 사연이 있었다. 아버님이 아내분을 처음 만난 곳이 K호텔이라는 것이다.
사실 내가 K호텔로 정한 이유는 간단했다. 다음날 다른 부모님과도 만날 약속이 있는데, 장소를 처음에는 여의도로 정했고, 이분들도 같은 장소에서 만나려고 했다. 그런데 여의도에서 집회가 있어서 혼잡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 부모님이 장소를 바꾸자고 연락을 한 것이다. 그래서 내 사무실과 가까운 광화문의 K호텔로 정한 것이다. 그런데 그분이 K호텔에 추억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만남은 우연과 인연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왠지 모를 특별한 예감이 들었다.

다음 날 K호텔 커피숍에 들어서니 서로 떨어져 앉아있는 남성과 아버님이 보였다. 서로 인사를 시켰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나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일찍 일어섰다. 그 다음날, 약속에 합석했던 아버님의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빠가 참 흡족해 하시네요. 그분 생각을 알아봐 주실 수 있나요?”

“저도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남성에게 전화했다.

“아버님이 참 좋으시네요. 근데, 이런 식으로 그분 따님을 만나야 하는 건지….”

“그 얘기는 이미 끝난 걸로 아는데…. 지금 당장 여성을 만날 수가 없으니 일단 아버님부터 만나보고 그 다음을 생각하자고 한 거 아닌가요?”

“외국에서 한 번도 안 살아봤는데, 갔다가 향수병이라도 걸리면 어떡하죠?”

“가면 몇 년씩 못 오는 옛날도 아니고…. 오고 싶으면 언제든 왔다 가면 되는 거죠. 너무 생각이 많으면 될 일도 안 됩니다.”

“내가 거절당하는 건 차라리 괜찮은데, 그분한테서 느낌이 안 오면 어떡하죠?”

망설여지는 건 당연했다. 더구나 나이가 꽉 차서, 아니 많이 늦어져서 하는 결혼인데,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시간을 갖고 좀 더 생각해보라고 했다. 아버님은 만남이 꼭 성사되기를 원했고, 남성의 답변을 기다리는 초조한 시간이 흘렀다.

“선생님. 아시겠지만, 남성도 얼떨떨할 겁니다. 갑자기 아버님을 만났고,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3-4일도 안 되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시자고요.”

“기다리는 거야 얼마든지 기다리지만, 좋은 소식이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한국에서 쌓은 기반을 버리고 가야 하는 상황인데, 고민이 되겠죠.”

독촉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상황파악을 해야 했기에 남성에게 전화했다.

“제가 미국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래서 가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하니 막막하기도 하고요. 제가 외로움도 잘 타는데, 여자 하나 보고 멀리 가서 사는 것도…. 게다가 데릴사위나 마찬가진데, 잘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결심해야 할 땝니다. 000씨는 어떻게 보면 행운아예요. 정말 그런 여성은 어디에서도 만나기 어렵거든요.”

“그러게요. 제가 결정권을 가질 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만나봐야 하지 않나요?”

“사실 그렇게 할까도 생각했는데, 그럼 000씨에게는 기회가 없겠죠. 이 정도 여성이면 다른 남성들이 좋아할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래도 제일 처음 000씨가 떠올라서 바로 연락을 한 거죠.”


그는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그 심리를 잘 안다. 나이는 많지만, 아직 직장에서 잘 나가는 노총각들은 주변에 젊은 사람들도 많고, 사회적 지위가 있기 때문에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바깥세상이 얼마나 추운지를 잘 모른다. 껄끄럽기는 하지만, 그런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00씨. 66년생이니까 올해 딱 50인데, 그 나이에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이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짧은 문자를 보내서 운을 떼었는데, 그 역시도 깨어 있었는지 전화가 왔다. 그래서 나는 하려던 얘기를 시작했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성공한 남성들은 나이가 어리거나 외모가 좋거나, 아니면 나이가 좀 많더라도 능력 있는 여성을 만나려고 합니다. 그건 00씨도 마찬가지고요. 나이 어린 여성들을 만나려면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데, 00씨는 그 부분이 어렵고요. 그렇다면 나이가 있는 여성 만나는 것이 답인데, 그 연령대 여성들은 잘나가기 때문에 남성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굳이 결혼을 안 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00씨가 만날 수 있는 여성은 극히 드문 거죠.”

“기반 있는 곳을 두고 가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요.”

“지금은 안정된 상황이지만, 10년 후면 은퇴하잖아요. 그동안 벌 수 있는 돈이 얼만지, 그리고 미국에 가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좋은 결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예요. 물론 고민해야 하지만, 이렇게 시간을 늦추는 건 더 이상 안될 것 같네요.”

최후통첩처럼 강하게 밀어붙였다.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계속 고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날 오후, 마침내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장님 믿고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아버님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부인과 딸을 설득해서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

"선생님. 세 사람이 움직이는 것보다야 남자 혼자 가는 게 낫죠.“

그리고는 남성에게 제안했다.

“00씨. 본인이 가서 만나는 게 어때요? 매너 좋게…. 비행기표는 내가 사줄께요.”

“가서 보고 아닌 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부담 없이 가겠습니다.”

“이 대표. 이번에는 어떻게든, 얼마가 됐건 여기서 남자 하나 데려가려고 왔는데, 생각보다 일이 잘 풀렸어요. 이 대표 믿고 안심하고 가겠습니다. 그런데…. 그분 비행기표는 내가 사주고 싶은데.. 먼 길 와주는 것도 고맙고 해서요.”

“아닙니다. 본인이 원해서 가는 건데, 당연히 본인이 부담해야죠.”

물론 내가 사는 것이지만, 남성 기 살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럼…. 우리 집이 넓으니까 와서 우리 집에 있는 건 어때요?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남성은 집 근처 호텔에서 머물겠다고 했다. 아버님은 계속 남성에게 마음이 쓰였던 모양이다. 여동생에게 남성과 같이 미국에 오라고 했는데, 일정상 그게 어렵게 되었다. 보다 못해 내가 같이 가겠다고 했더니 그제야 마음을 놓으시는 것 같았다.

“00씨. 나랑 같이 갑시다.”

“뭐, 저야 심심하지 않고 좋은데, 푸쉬하려고 하시는 건 아니죠?”

“마침 미주지역 돌아볼 일도 있어서 일정을 좀 조정했어요.”

덕분에(?) 나는 계획에도 없던 해외여행을 하게 되었다. 여성 쪽은 중요한 프로젝트가 5월 중순에 끝난다면서 그 이후가 어떻겠냐고 했고, 남성도 그때로 휴가를 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좀 희한하기도 하고,
특별하기도 한 여행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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