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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릴사위, 더 이상 처가살이 아니다

SUNOO 2019.11.12 06:37 조회 수 :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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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1000억원대 자산가가 데릴사위를 찾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외동딸을 둔 아버지가 사업체와 집안을 이어나갈 사윗감을 찾는 이 공개구혼에 300명이 넘는 남성들이 지원했다.

 

특수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딸의 결혼상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던 아버지가 공개구혼을 한 것이 “돈이 어떻고”하는 세인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당사자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줬다. 당시만 해도 유교적 결혼 전통이 강해 ‘처가살이’를 하는 것이 남다르게 보였던 부분도 있었다.

 

한편으로 이 공개구혼은 달라지는 결혼문화를 예고하는 한 예이기도 했다.

 

지금도 내게 데릴사위를 찾아달라고 요청한 부모들이 몇 있다.

데릴사위라고 하면 처가에 들어가 사는 거주의 개념보다는 처가의 가업을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매출 1000억원대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는 외동딸 대신 가업을 이어줄 사위를 찾고 있다.

 

“사윗감의 특별한 기준이 있나요?”

“건강하고 똑똑하면 되지요.”

“일궈놓은 것도 많고, 따님도 잘 키웠다고 들었습니다. 사위 욕심도 있으실텐데….”

“사위도 자식인데, 우리 마음은 정말 그렇거든요.

처가살이 한다는 생각 안 하고 우리를 부모처럼 생각해주는 그런 사람이면 됩니다.”

 

다음달 결혼하는 지인의 딸도 내가 중매를 했는데, 딸이 결혼하면 사위는 경영수업을 받은 후 사업체를 물려받을 것이라고 한다. 그 분의 딸은 외모·성격·집안 물론 2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전문직에다가 자기 소유의 집도 몇채 있는, 그야말로 갖출 것 다 갖춘 여성이다.

 

딸은 자기 분야에서 일을 잘 하고 있으니 대신 사위가 사업체를 이어받았으면 좋겠고, 이왕이면 한국에서 성장한 남성이 캐나다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여성 쪽 의사를 고려해 성격이 좋고, 영어 소통이 가능해 외국 생활을 잘할 수 있는 남성을 소개했다.

 

요즘은 한 자녀, 많아야 두 자녀가 보편화돼 아들, 딸 구별이 없다.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남성 중심으로 결혼생활이 이뤄진 과거에 비해 이제는 여성의 의사가 많이 반영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로 요즘 젊은 남성들은 굳이 ‘데릴사위’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이전 세대보다 처가를 훨씬 가깝게 느끼고 있고, 처부모를 모시고 살거나 처가 가까이 사는 남성들도 많다.

‘처부모도 부모’라는 유연한 사고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보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이런 현상이 우리 결혼문화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출가외인, 백년손님, 남녀유별적 유교관습에서 비롯된 이런 표현들이 우리 생활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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