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기만하면 돼

삿갓 2009.12.29 05:20 조회 수 : 1403

skin/SuP_literature_f1/images/25.jpg삿갓                                  

기억이 없으면 시간도 사라져 버린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고
물감을 기다리다 흐려져가는
올 봄에 스케치해 둔 먼지앉은 화판을 잠시 들여다 보다
황 지우 생각이 나서 그의 詩 한 편을 그 글에 대한 댓글로 달아놓고
조금 더 쓸쓸해져서 커피물을 올려놓고
뒷뜰에 쌓이는 겨울 햋볕을 보았어

깨어 있기만하면 돼
빠르게 흐르는 시간
스케치만해 두면 돼

어느 눈 내리는 밤
화판 위 먼지 천천히 털어내고 흐려진 스케치
돋보기 고쳐쓰고 되살리면 돼

그때 쯤은  
따뜻한 색상 고를지 모르고
흐려져가는 네 얼굴
환한 빛으로 나타날지 몰라

깨어 있기만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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